결코 가볍지 않은 죄, 교만_욥기 20:1-11

1 나아마 사람 소발이 대답하여 이르되

2 그러므로 내 초조한 마음이 나로 하여금 대답하게 하나니 이는 내 중심이 조급함이니라

3 내가 나를 부끄럽게 하는 책망을 들었으므로 나의 슬기로운 마음이 나로 하여금 대답하게 하는구나

4 네가 알지 못하느냐 예로부터 사람이 이 세상에 생긴 때로부터

5 악인이 이긴다는 자랑도 잠시요 경건하지 못한 자의 즐거움도 잠깐이니라

6 그 존귀함이 하늘에 닿고 그 머리가 구름에 미칠지라도

7 자기의 똥처럼 영원히 망할 것이라 그를 본 자가 이르기를 그가 어디 있느냐 하리라

8 그는 꿈 같이 지나가니 다시 찾을 수 없을 것이요 밤에 보이는 환상처럼 사라지리라

9 그를 본 눈이 다시 그를 보지 못할 것이요 그의 처소도 다시 그를 보지 못할 것이며

10 그의 아들들은 가난한 자에게 은혜를 구하겠고 그도 얻은 재물을 자기 손으로 도로 줄 것이며

11 그의 기골이 청년 같이 강장하나 그 기세가 그와 함께 흙에 누우리라

욥은 자신의 고난이 절대로 남들보다 악하여 얻은 결과가 아님을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불쌍히 여기지 않는 친구들을 비난하고 저주했습니다. 이 같은 욥의 발언에 충격을 받은 소발이 욥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우리는 소발의 주장을 통해, 교만하고 자기과시가 심한 이가 오히려 친구를 악인으로 정죄하는 아이러니를 엿볼 수 있습니다.

소발의 교만함(1~3절)

소발은 욥의 말을 듣고 그를 불쌍히 여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는 자신을 책망하는 욥의 말에 마음이 초조하고 조급해졌습니다. 자신의 의로움과 지혜로움을 드러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자신이 의롭다고 착각했기에 욥의 고통을 위로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단지 자신의 지혜를 드러내고, 자신이 당한 수치를 벗어 버리는 것에만 집중했습니다. 자신이 지혜롭다고 착각하는 교만한 마음 때문에 욥의 고난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이렇듯 교만한 마음은 자신만을 사랑하는 이기심을 불러옵니다. 어거스틴은 「하나님의 도성」에서 하나님의 도성과 지상의 도성을 다음과 같이 나누고 있습니다. “두 사랑이 두 도성을 이루었다. 하나님을 멸시하면서까지 이르는 자기 사랑이 지상 도성을 만들었고, 자기를 멸시하면서까지 이르는 하나님 사랑이 하늘의 도성을 만들었다(「하나님의 도성」14권 28장). 소발은 자기 사랑에 충만했던 사람입니다. 그러한 자기 사랑은 하나님보다 자신을 더욱 높이는 인류의 죄악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습니다. 자신을 너무 사랑하고 교만했기에 그는 욥을 전혀 위로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위로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사랑이 충만한, 교만한 사람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이 이웃도 사랑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과 타인을 사랑하면 겸손한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이런 사람이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습니다.

소발의 자기과시(4~11절)

소발은 자기의 지혜와 정당함을 내세워 욥에게 지지 않고 말하려고 안달이 났습니다. 교만한 그는 욥에게 “네가 알지 못 하느냐”(4절)라고 조롱하듯이 말하면서 자기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기의 지식을 말하면서 거침없이 “사람이 이 세상에 생긴 때로부터”(4절)라고 말했습니다. 마치 자신이 창세부터 이어져 온 진리를 통달한 것처럼 말한 것입니다. 그의 교만함이 어느 정도였는지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즉 자신이 모든 기원을 아는 하나님과 같은 존재라고 가정하고 있습니다. 그의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악인의 승리는 잠깐이며, 경건하지 못한 자의 즐거움도 잠깐이라는 것입니다. 악인의 존귀함이 하늘 높이 닿아 있을지라도 결국 똥처럼 망할 것이라고 합니다. 소발은 저급한 표현을 써 가며 욥을 저격하고 있습니다. 앞서 욥은 자신을 불쌍히 여겨 달라면서 형제와 집안의 종과 친구들이 자신에게 어떤 고통을 주었는지 하소연했습니다. 소발은 그 상황을 끄집어내어 욥을 더욱 조롱한 것입니다. 사람들이 욥을 잊어 결국 욥은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욥의 자녀들까지 언급하며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욥을 조롱했습니다. 지혜가 있는 사람은 이렇게까지 무자비하게 말하지 않습니다. 친구를 위로하고 함께 우는 것이 참된 지혜입니다.

교만은 이처럼 무서운 죄입니다. 자신을 하나님처럼 높이고, 다른 이의 상처를 감싸주기는커녕 무자비하게 짓밟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과 같아지고자 하는 교만함은 아담과 하와 때부터 나타난 모든 죄인의 특징입니다. 우리는 자기를 낮추시어 죽기까지 하나님께 복종하신 예수님에게서 겸손의 본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빌 2:6〜8). 예수 그리스도의 낮아지심의 은혜를 경험한 성도가 참된 위로와 사랑의 교제를 이웃과 나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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