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온 땅의 언어가 하나요 말이 하나였더라
2 이에 그들이 동방으로 옮기다가 시날 평지를 만나 거기 거류하며
3 서로 말하되 자, 벽돌을 만들어 견고히 굽자 하고 이에 벽돌로 돌을 대신하며 역청으로 진흙을 대신하고
4 또 말하되 자, 성읍과 탑을 건설하여 그 탑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 이름을 내고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 하였더니
5 여호와께서 사람들이 건설하는 그 성읍과 탑을 보려고 내려오셨더라
6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이 무리가 한 족속이요 언어도 하나이므로 이같이 시작하였으니 이 후로는 그 하고자 하는 일을 막을 수 없으리로다
7 자, 우리가 내려가서 거기서 그들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여 그들이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하자 하시고
8 여호와께서 거기서 그들을 온 지면에 흩으셨으므로 그들이 그 도시를 건설하기를 그쳤더라
9 그러므로 그 이름을 바벨이라 하니 이는 여호와께서 거기서 온 땅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셨음이니라 여호와께서 거기서 그들을 온 지면에 흩으셨더라
인류의 역사 속에서 하나님처럼 되고자 하는 욕심은 한 번도 멈춘 적이 없습니다. 홍수 이후 번성한 새 인류에게도 어김없이 욕심은 번성했습니다. 도대체 사람의 뿌리 깊은 욕심은 어디서 멈출 수 있을까요? 하나님을 배제한 채 가장 높아지고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는 어리석음은 언제 멈출 수 있을까요? 본문은 인류의 근원에 있는 욕심의 문제와 그것에 대한 하나님의 조치를 이야기합니다.
언어가 하나였다는 것은(1절) 하나님을 찬양하기 위해 연합하도록 돕는 하나님의 선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하나의 언어를 하나님을 찬양하는 데 쓰지 않고, 본인들의 죄악된 욕심을 채우는 데 사용했습니다. 이렇게 사람의 본성에는 죄악이 깃들어 있습니다. 성도는 하나님이 주신 것을 그분의 영광을 드러내는 데 사용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쌓는 성읍과 탑이 하늘에 닿을 것이라는, 욕심을 넘은 망상에 빠져 버립니다(3〜4절). 하늘은 하나님이 거하시는 곳이기에 하늘에 닿게 탑을 쌓으려는 것은 하나님과 같이 되려는 인간의 오만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인류 최초의 범죄는 하나님처럼 되고자 하는 욕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망상이며 그 끝은 허무함과 비참함 뿐입니다. 자신이 높아지기 위해 위를 바라보지 말고, 가장 높으신 하나님을 인정하고 의지하기 위해 하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사람들이 건설하는 성읍과 탑을 보시기 위해 하늘에서 내려오십니다(5절). 죄를 범한 뒤 숨었던 아담과 하와의 이름을 하나님이 부르셨던 것처럼, 아벨을 죽인 후 들에 있던 가인의 이름을 하나님이 부르셨던 것처럼, 하나님은 성읍과 탑을 쌓고 있는 그들에게로 내려오셨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하늘의 높은 보좌에서 이 땅을 주의하여 살피고 계시며, 죄인들을 찾아오십니다. 그 이유는 우리의 무지함과 연약함을 아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할 일은 그저 하나님께 자복하고 돌이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사람들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여 그들을 온 땅으로 흩어 버리십니다(6〜9절). 하나님은 인간들이 연합해 당신께 대적하지 못하도록 근본적 조치를 취하신 것입니다. 이는 대홍수 심판과 너무나 다른 조치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만일 언어를 혼잡게 하지 않으시고 그대로 두셨다면 사람들의 교만함은 홍수 이전의 극한의 교만에 이르렀을 것입니다. 지금도 하나님은 우리를 죄에서 돌이키시기 위해 잠시 징계를 통해 고통을 허락하시곤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궁극적으로는 우리로 생명과 복을 누리게 한다는 점에서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마치 부모가 자녀를 징계하는 것이 그에게 고통을 주기 위함이 아닌 바르게 하기 위한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므로 징계를 당할 때 하나님을 원망하기보다 이면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을 발견하고 오히려 감사함으로 고백하시기 바랍니다.
오늘날에도 수많은 사람이 욕심과 망상에 사로잡혀 또 다른 바벨탑을 쌓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본문의 사건이 보여 주듯이 그 끝은 흩어짐, 곧 허무함과 비참함일 뿐입니다.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고백하지 않고 묵상하지 않을 때, 세상이 위대하게 보이고 우리의 욕심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창조와 구원의 하나님을 날마다 체험하고 만날 때, 비로소 우리는 자신의 미약함을 인식하게 되고 크신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게 됩니다. 진정 날마다 자기를 부인하는 삶을 사는 가운데 오직 하나님의 이름만을 높이 드러내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