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부르소서 대답하리이다_욥기 13:20-28

20 오직 내게 이 두 가지 일을 행하지 마옵소서 그리하시면 내가 주의 얼굴을 피하여 숨지 아니하오리니

21 곧 주의 손을 내게 대지 마시오며 주의 위엄으로 나를 두렵게 하지 마실 것이니이다

22 그리하시고 주는 나를 부르소서 내가 대답하리이다 혹 내가 말씀하게 하옵시고 주는 내게 대답하옵소서

23 나의 죄악이 얼마나 많으니이까 나의 허물과 죄를 내게 알게 하옵소서

24 주께서 어찌하여 얼굴을 가리시고 나를 주의 원수로 여기시나이까

25 주께서 어찌하여 날리는 낙엽을 놀라게 하시며 마른 검불을 뒤쫓으시나이까

26 주께서 나를 대적하사 괴로운 일들을 기록하시며 내가 젊었을 때에 지은 죄를 내가 받게 하시오며

27 내 발을 차꼬에 채우시며 나의 모든 길을 살피사 내 발자취를 점검하시나이다

28 나는 썩은 물건의 낡아짐 같으며 좀 먹은 의복 같으니이다

욥은 이제 하나님께 항변의 기도(13:20-14:22)를 시작합니다. 개역성경에는 존대어로 번역되었기 때문에 본문이 하나님께 드리는 간구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욥이 하나님께 정정당당하게 옳고 그름을 놓고 시시비비를 가려 보자고 당돌하게 요구하는 내용입니다. 욥의 부르짖음에서 어떤 교훈을 얻기보다는 비극의 주인공처럼 고통당하는 한 인간 욥을 만나고, 고통 가운데 몸부림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마음을 헤아려보는 시간을 갖기 바랍니다.

만나서 대화합시다(20-22절)

욥은 하나님이 자신에게 일방적 폭행을 가하신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사람들 간에 이런 일이 벌어지면 서로 맞서 싸우거나 지고 있는 쪽에서 자기한테 왜 이러냐고 따지게 되어 있습니다. 즉 “왜 때려!”라는 말이 나오게 마련인데, 지금 욥이 하는 말이 그것입니다. 욥은 도망가지 않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 변론할 것이니 두 가지 요청을 들어 달라고 하는데(20절), 때리거나 위협하지 마시고(21절) 대화로 풀자는 것입니다(22절). 욥의 마음에는 억울한 감정이 가득합니다. 절대 강자이신 하나님이 지금까지 잘 지내 온 약자인 자신을 왜 괴롭히는지 그 이유라도 알고 싶다는 것입니다. 이는 옳고 그름을 따지는 재판에 하나님을 소환하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이 재앙을 당하면 대부분 “왜 내가 이런 일을 당해야 하나?”라고 질문하는데, 욥은 절대적 섭리자이신 하나님께 “왜 내게 이런 일을 하십니까?”라고 따지는 것으로 자기 감정을 표출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내 잘못이 무엇입니까?(23-25절)

이어서 욥은 “내가 뭘 잘못했다고 이러십니까?”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나님께 자기 잘못이 무엇인지 알려 달라고 부르짖는 것입니다. 그는 소발이 말한 것처럼 자신이 허물과 죄를 잊은 것이냐며, 그렇다면 그것을 생각나게 해달라고 요청합니다(23절; 참조,11:6). 문제는 하나님이 얼굴을 가리신 채 욥을 원수처럼 여기시며 공격하신다는 데 있습니다(24절). 욥은 하나님께 어떠한 위협도 될 수 없는 존재이며, 하나님께 해로운 일을 할 수도 없는, 그리고 생명이 길지도 않은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기에 이렇게 괴롭히시냐고 항변합니다(25절). 사실 ‘재앙의 원인은 죄’라는 친구들의 주장을 반박했던 욥이지만, 하나님께는 자기 잘못이 뭐냐고 따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유 없이 당하는 고난으로 인한 억울함은 참을 수 없는 억눌림으로 다가옵니다.

이유가 이것입니까?(26-28절)

하나님이 욥에게 침묵하고 계시기 때문에 욥은 자기가 어린 시절부터 지었던 죄를 모두 기록해 두셨다가 한꺼번에 벌하시는 것이냐고 질문합니다(26절). 어린 시절에 철없이 지은 죄들까지 한꺼번에 벌하시는 것이 아니라면 이런 징벌을 당할 이유가 없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욥은 하나님이 자신을 계속 감시하시다가 죄가 있으면 지체 없이 벌하시려고 준비하고 계신다고 말하면서(27절) 너무 가혹한 처사가 아니냐고 항변합니다. 이미 낡은 물건, 좀먹은 옷처럼 되어 버린 자신에게 이런 징벌을 가하시는 것은 심하지 않느냐고 탄식합니다(28절). 고통 앞에서 인간은 이렇듯 한없이 나약하고 힘이 없는 존재입니다.

우리는 고통 당하는 자들의 마음에 공감하기를 원하시는 성령님의 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말씀을 통해 우리에게 옳고 그름을 깨닫게도 하시고, 사람들의 연약함을 보듬고 그들의 아픔을 나의 것처럼 느끼게도 하십니다. 우리 자신이 한없이 연약한 존재임을 깨닫고 연약한 자들을 돌아보는 위로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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