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우리는 자기를 칭찬하는 어떤 자와 더불어 감히 짝하며 비교할 수 없노라 그러나 그들이 자기로써 자기를 헤아리고 자기로써 자기를 비교하니 지혜가 없도다
13 그러나 우리는 분수 이상의 자랑을 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이 우리에게 나누어 주신 그 범위의 한계를 따라 하노니 곧 너희에게까지 이른 것이라
14 우리가 너희에게 미치지 못할 자로서 스스로 지나쳐 나아간 것이 아니요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너희에게까지 이른 것이라
15 우리는 남의 수고를 가지고 분수 이상의 자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너희 믿음이 자랄수록 우리의 규범을 따라 너희 가운데서 더욱 풍성하여지기를 바라노라
16 이는 남의 규범으로 이루어 놓은 것으로 자랑하지 아니하고 너희 지역을 넘어 복음을 전하려 함이라
17 자랑하는 자는 주 안에서 자랑할지니라
18 옳다 인정함을 받는 자는 자기를 칭찬하는 자가 아니요 오직 주께서 칭찬하시는 자니라
로마 시대 귀족들은 혈통이 좋을수록 긴 이름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긴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지도자가 되고 존경을 받았습니다. 바울의 대적들도 이런 세상 가치관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울은 이들의 어리석음을 명확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자(12~14절)
바울은 자신이 스스로를 자랑하는 대적들과 비교할 만한 것이 없는 낮은 자라고 말합니다(12a절). 사실 바울은 충분히 자신을 자랑할만한 사람이었지만, 자기는 내세울 게 없다며 자신을 낮춥니다. 그러면서 대적들은 자기가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에 따라 자신을 자랑하는 ‘지혜가 없는’ 자들임을 정확히 지적합니다(12b절). 그러나 바울은 오직 하나님이 주신 한계, 곧 기준을 따라 자랑하겠다고 말하는데, 그 자랑이란 바로 고린도 교회에 복음을 전한 것입니다(13〜14절). 사실 바울의 대적들은 고린도 교회를 위해 한 일이 없었습니다. 바울은 이에 대해 “나는 여러분에게 와서 복음을 전하고 영생을 얻게 했는데, 정작 그들이 한 일은 무엇입니까?”라고 묻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본질입니다. 혈통이나 지위 같은 것은 사실상 우상일 뿐입니다.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본질을 중시하는 지혜를 갖춰야 합니다.
남의 덕만 보려는 자(15~16절)
바울의 대적들은 ‘남의 수고를 가지고 분량 밖의 자랑을 하는 자들’이었습니다(15a절). 고린도 교회를 위해 한 일이 아무것도 없으면서 자기들의 혈통과 학벌을 내세우며 바울이 행한 공적을 마치 자기들의 공적인 양 행동했던 것입니다. 여기서 바울은 ‘한계’라는 말을 쓰는데, 이는 할당된 영역, 주어진 규범이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바울은 하나님이 자신에게 맡기신 영역과 규범을 따라 최선을 다하고, 그 안에서 풍성하게 사역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합니다(15b절). 또한 남의 한계, 즉 하나님이 다른 사람에게 맡기셔서 이루신 일로 자랑하지 않겠다고 합니다(16절). 혈통을 자랑하는 것은 조상들의 업적을 자기 것인 양 자랑하는 행동이고, 학파를 자랑하는 것도 스승의 업적을 자기 것인 양 내세우는 것에 불과합니다. 하나님을 믿는 자는 오직 하나님께만 집중해야 합니다.
주 안에서 자랑하라(17~18절)
바울이 자랑하는 것은 대부분 주님을 위해 어떤 고난을 받았는가, 어디까지 가서 복음을 전했는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나 복음을 전했는가 등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또 무엇보다 얼마나 주님을 닮은 삶을 살았는가, 얼마나 주님의 십자가를 지는 삶을 살았는가를 자랑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자랑하는 자는 주 안에서 자랑하라”고 일갈합니다(17절). 이어서 자기를 칭찬하거나 높이려 하지 말고 주님의 칭찬을 받으라고 권고합니다(18절). 우리는 세상의 기준을 따라 자신을 높이려 해서는 안 됩니다. 오직 주님의 칭찬을 받기 위해 힘써야 합니다. 교회가 어려움에 처하는 이유는 세상의 기준과 가치관에 흔들리기 때문에, 주님의 칭찬보다 세상의 인정을 받고자 하고, 거룩하고 신실한 사람보다는 유명하고 재력 있는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자랑은 오직 십자가뿐이어야 합니다.
잘못된 기준을 갖고 있으면 자신에 대해 바른 평가를 내릴 수 없습니다. 잘못된 기준으로 자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자부심을 품고 자신을 드러내고자 한다면 이 얼마나 어리석은 모습인가요? 그리스도인의 절대 기준은 ‘주 안에서’입니다. 주 안에서 칭찬받을 만하고, 주 안에서 자랑할 만하고, 주 안에서 인정받을 만한 성도들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