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너희 조상들의 날로부터 너희가 나의 규례를 떠나 지키지 아니하였도다 그런즉 내게로 돌아오라 그리하면 나도 너희에게로 돌아가리라 하였더니 너희가 이르기를 우리가 어떻게 하여야 돌아가리이까 하는도다
8 사람이 어찌 하나님의 것을 도둑질하겠느냐 그러나 너희는 나의 것을 도둑질하고도 말하기를 우리가 어떻게 주의 것을 도둑질하였나이까 하는도다 이는 곧 십일조와 봉헌물이라
9 너희 곧 온 나라가 나의 것을 도둑질하였으므로 너희가 저주를 받았느니라
10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너희의 온전한 십일조를 창고에 들여 나의 집에 양식이 있게 하고 그것으로 나를 시험하여 내가 하늘 문을 열고 너희에게 복을 쌓을 곳이 없도록 붓지 아니하나 보라
11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메뚜기를 금하여 너희 토지 소산을 먹어 없애지 못하게 하며 너희 밭의 포도나무 열매가 기한 전에 떨어지지 않게 하리니
12 너희 땅이 아름다워지므로 모든 이방인들이 너희를 복되다 하리라 만군의 여호와의 말이니라
학개와 스가랴의 메시지를 듣고 성전을 완공했을 때만 해도 유대인들은 기뻐하면서 그 성전에서 제사를 드리며 하나님을 섬겼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성전과 제사를 유지하고 하나님을 섬기는 신앙적 열정은 서서히 스러져 갔습니다. 말라기 선지자는 이런 모습을 질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약탈하는 자들(7〜9절)
사실 이스라엘의 역사를 보면, 하나님을 섬기다가도 금방 죄악에 빠지는 일이 잦았습니다. 하나님은 그때마다 그들을 향하여 돌아오라고 하셨는데, 여기서도 유다 백성에게 “내게로 돌아오라" 하십니다(7a절). 그러나 유다 백성은 어떻게 돌아가야 하는지, 즉 자기들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조차 몰랐습니다(7b절). 하나님은 그들의 잘못이 무엇인지를 알려 주시기 위해 “어찌 나를 약탈하느냐?”고 물으십니다(8a절). 개역성경에는 “하나님의 ‘것’을 도둑질하느냐”라고 번역되었지만, 히브리어 본문은 ‘하나님을 약탈했음’을 말합니다. 유다 백성이 올바른 십일조와 헌물을 바치지 않다 보니 온 나리가 하나님을 약탈하는 상황이 벌어졌던 것입니다(8b〜9절). 십일조와 헌물을 제대로 바치지 않으면 핍절한 제사장과 레위인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성전을 떠나거나 부정을 저지르게 됩니다(참조, 1:13〜14). 성전의 재정이 부족하니 제사장과 레위인은 제사를 대충 드리고, 하나님의 법을 가르치기보다 생계를 유지하는데 급급한 상황이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은 이 모든 것을 ‘당신을 약탈하는 행위’로 규정하십니다. 국가에 비유하자면, 세금을 정직하게 내지 않으면서 국가가 제공하는 혜택은 누리려고 하는 사람들, 소위 ‘프리 라이더’(Free Rider)가 많아질 때 그 나라가 안에서부터 부패해 무너지는 것과 같습니다. 교회도 그런 현상을 겪을 수 있습니다. 모든 성도가 하나님을 온전히 섬기려 힘쓸 때 주님의 교회가 든든히 세워질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믿음으로 시험하라(10~12절)
당시 유다 백성은 빈곤과 불신앙의 악순환을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가 복잡해지고 경제가 어려워지자 백성이 바치는 십일조와 헌물이 줄었습니다. 그러자 생계의 위협을 느낀 제사장들은 제물을 가지고 부정을 저지르고, 부자에게 아첨하고 가난한 자들을 무시하는 행태를 보였습니다. 제사장들이 그럴수록 백성은 하나님을 섬기는 데서 더 멀어지고, 헌물은 더 줄어들고, 제사장은 권력과 손을 잡고 백성을 수탈하는 데까지 이르렀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백성에게 하나님의 복이 임할 리가 없었습니다. 물론 먹고 살기 힘든 상황에서 십일조와 헌물을 바치는 것은 웬만큼 힘든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말라기는 이를 믿음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빈곤과 불신앙의 악순환을 끊으려면 누군가는 엘리야를 대접한 사르밧 과부와 같은 믿음의 결단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참조, 왕상 17:10〜16). 그래서 하나님은 “나를 시험해 보라”고 말씀하시면서 그들이 십일조와 헌물을 온전히 바치는 믿음의 행위를 할 때 하늘 문을 여시고 복을 부어 주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10절). 토지 소산을 먹어 없애는 메뚜기를 막아 주시고(11절), 포도열매가 익기 전에 떨어지는 일이 없게 하실 것입니다(12절). 우리 눈에 보이는 부족함에 마음을 빼앗기면 하나님의 풍족하심을 바라보지 못하게 됩니다. 하나님이 반드시 믿음의 사람을 지키시고 풍족하게 하심을 믿어야 합니다.
교회의 문제들에 대해 이런저런 비판을 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정작 믿음의 결단과 실천에 앞장서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교회의 영광이 온전히 회복되고 모든 아픔이 치유될 수 있기 위해서는 그저 부담 없이 신앙생활 하는 상태에서 벗어나기로 결단하고, 우리 삶의 전부를 하나님께 드리는 헌신적인 태도가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