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은이 나는 곳이 있고 금을 제련하는 곳이 있으며
2 철은 흙에서 캐내고 동은 돌에서 녹여 얻느니라
3 사람은 어둠을 뚫고 모든 것을 끝까지 탐지하여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있는 광석도 탐지하되
4 그는 사람이 사는 곳에서 멀리 떠나 갱도를 깊이 뚫고 발길이 닿지 않는 곳 사람이 없는 곳에 매달려 흔들리느니라
5 음식은 땅으로부터 나오나 그 밑은 불처럼 변하였도다
6 그 돌에는 청옥이 있고 사금도 있으며
7 그 길은 솔개도 알지 못하고 매의 눈도 보지 못하며
8 용맹스러운 짐승도 밟지 못하였고 사나운 사자도 그리로 지나가지 못하였느니라
9 사람이 굳은 바위에 손을 대고 산을 뿌리까지 뒤엎으며
10 반석에 수로를 터서 각종 보물을 눈으로 발견하고
11 누수를 막아 스며 나가지 않게 하고 감추어져 있던 것을 밝은 데로 끌어내느니라
본인들이 지혜롭다고 자부했던 엘리바스, 빌닷, 소발은 진부한 일반론과 피상적 지식으로 욥에게 고통을 주었습니다. 이에 욥은 인간이 놀라운 능력과 지식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삶의 문제에 대해서는 지혜를 갖추지 못하고 있음에 대해 탄식하기 시작합니다. 오늘 본문은 인간이 가진 능력에 대해 감탄하는 부분입니다.
인간이 가진 능력(1~4절)
욥은 인간이 얼마나 놀라운 일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광부를 예로 들고 있습니다. 은, 금, 철, 동과 같은 금속은 자연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광석을 캐내어 제련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얻을 수 있습니다. 욥은 흙과 돌에서 금속을 뽑아내는 인간의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말하고 있습니다(1〜2절). 또한 사람이 이 광석들을 구하기 위해 땅속 깊은 곳까지 탐사하여 찾아내며, 위험한 갱도를 뚫고 깊은 곳까지 들어가 광석을 캐낸다는 사실을 언급합니다(3〜4절). 이는 다른 동물들이 갖추지 못한 능력입니다. 실로 인간의 기술과 지식을 살펴보면 감탄이 절로 나오곤 합니다. 하지만 이처럼 대단한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인간은 자기 생명의 참된 가치를 찾을 수 있는 곳으로는 가지 않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지식과 지혜(5〜8절)
욥은 사람이 다른 동물들은 도무지 볼 수 없고 알 수 없는 곳까지 들여다보고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있다고 언급합니다. 땅에서 음식, 곧 곡식들이 자라는 것은 어떤 생물이든 알 수 있지만, 그 땅 밑에 뜨거운 용암이 있으며 청옥과 사금과 같은 보석과 귀금속이 있다는 사실은 인간만이 알고 있습니다(5〜6절). 사람은 솔개나 매와 같은 시력을 갖추고 있지 않음에도 그 새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며, 사자와 같은 용맹한 짐승들도 가지 못하는 곳을 갑니다(7〜8절). 사람이 신체적으로는 동물들의 능력을 따를 수 없음에도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지식과 지혜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사람은 지혜로 놀라운 일을 행할 수 있습니다. 분명 인간은 신체적 능력이 아니라 지적 능력을 통해 수많은 일을 수행합니다. 하지만 그 놀라운 지적 능력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하나님을 찾지 못하고, 자기 삶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지 못하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능력에 필적함(9~11절)
욥은 사람이 굳은 바위를 조각하고, 산을 뿌리까지 뒤엎을 정도의 능력을 갖추었다고 말합니다(9절). 그 단단한 바위에 물이 흘러갈 길을 낼 수 있을 뿐 아니라 물이 스며 나가지 못하도록 막을 수도 있고, 땅속에 숨어 있는 보물을 눈으로 발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감추어져 있던 것을 밖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이 바로 사람입니다(10〜11절). 이는 물론 무에서 유를 창조하시는 하나님의 권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물과 땅의 경계를 만드시고 온 세상을 감찰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떠올리게 하는 탁월한 능력입니다. 욥은 이처럼 하나님이 인간에게 놀라운 능력을 주셨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도 그 인간이 얼마나 어리석은 모습을 보이는지를 생각하며 탄식하는 것입니다.
욥이 21세기의 과학 기술을 본다면 얼마나 놀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아마도 그는 놀라운 문명을 이룬 자들이 정작 가장 중요한 생명의 문제, 삶의 가치에 대해서는 무지한 현상을 보며 아연실색할 것입니다. 우리는 극도로 발전한 과학 기술을 보유하고서도 영혼과 생명의 문제에 대해서는 극도로 무지합니다. 우리는 이런 시대에 부름 받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영적 가치를 힘써 추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