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누구를 가르치는가?_욥기 36:16-33

16 그러므로 하나님이 그대를 환난에서 이끌어 내사 좁지 않고 넉넉한 곳으로 옮기려 하셨은즉 무릇 그대의 상에는 기름진 것이 놓이리라

17 이제는 악인의 받을 벌이 그대에게 가득하였고 심판과 정의가 그대를 잡았나니

18 그대는 분노하지 않도록 조심하며 많은 뇌물이 그대를 그릇된 길로 가게 할까 조심하라

19 그대의 부르짖음이나 그대의 능력이 어찌 능히 그대가 곤고한 가운데에서 그대를 유익하게 하겠느냐

20 그대는 밤을 사모하지 말라 인생들이 밤에 그들이 있는 곳에서 끌려 가리라

21 삼가 악으로 치우치지 말라 그대가 환난보다 이것을 택하였느니라

22 하나님은 그의 권능으로 높이 계시나니 누가 그같이 교훈을 베풀겠느냐

23 누가 그를 위하여 그의 길을 정하였느냐 누가 말하기를 주께서 불의를 행하셨나이다 할 수 있으랴

24 그대는 하나님께서 하신 일을 기억하고 높이라 잊지 말지니라 인생이 그의 일을 찬송하였느니라

25 그의 일을 모든 사람이 우러러보나니 먼 데서도 보느니라

26 하나님은 높으시니 우리가 그를 알 수 없고 그의 햇수를 헤아릴 수 없느니라

27 그가 물방울을 가늘게 하시며 빗방울이 증발하여 안개가 되게 하시도다

28 그것이 구름에서 내려 많은 사람에게 쏟아지느니라

29 겹겹이 쌓인 구름과 그의 장막의 우렛소리를 누가 능히 깨달으랴

30 보라 그가 번갯불을 자기의 사면에 펼치시며 바다 밑까지 비치시고

31 이런 것들로 만민을 심판하시며 음식을 풍성하게 주시느니라

32 그가 번갯불을 손바닥 안에 넣으시고 그가 번갯불을 명령하사 과녁을 치시도다

33 그의 우레가 다가오는 풍우를 알려 주니 가축들도 그 다가옴을 아느니라

엘리후는 계속해서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는 가르침을 이어 갑니다. 그는 앞에서 세 친구가 말한 것같이 욥이 자기 죄를 고백하고 회개해야 하나님의 용서와 구원을 누릴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마치 욥이 자기에게 배워야 할 사람인 것처럼 거만하게 가르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엘리후의 이러한 모습은 세상의 어리석은 자들이 보여 주는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지혜자를 가르치려는 자(16~21절)

엘리후는 욥이 ‘악인이 받을 벌’을 받으며 ‘심판과 정의’가 욥을 붙잡았다고 말합니다(17절). 그리고 욥이 악을 택했기에 지금의 환난을 경험한다고 말합니다(21b절). 이는 욥이 악인이기에 심판을 당하고 있다는 말로, 앞에서 세 친구들이 욥에게 퍼부은 악담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엘리후는 욥이 하나님으로부터 구원을 얻고 풍요를 회복하기 위해서는(16절), 하나님 앞에서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구할 뿐 아니라 분노하지 말아야 하고, 몸값을 치러 고난에서 벗어날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하며(18절), 자기 능력을 의지하지도(19절), 어두움에 이끌리지도(20절), 악한 일을 택하지도 말아야 한다고 가르칩니다(21a절). 재물을 의지하고 자기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들거나 어두운 곳으로 숨으려고 하는 태도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자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주로 선택하는 행동입니다. 그런데 이는 세 친구들이 한 이야기에 포함되는 내용이며, 누구라도 생각할 수 있는 진부한 가르침입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욥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고 있다면, 또 세 친구들의 말에 욥이 항변한 내용을 들었다면 이렇게 쉽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누구나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지식을 아무 때나, 누구에게나 적용하는 태도는 매우 어리석은 것입니다. 참된 지혜는, 듣고 공감해 주며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주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알고 있는가?(22~33절)

엘리후는 하나님이 인간이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높으시기에, 인간은 그저 하나님이 하신 일을 기억하고 높이며 찬송할 뿐이라는 사실을 언급합니다(22〜26절). 물론 이 자체는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엘리후는 인간이 하나님을 알 수 없다고 가르치면서도 자신은 하나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듯한 모순된 모습을 보입니다. 게다가 이어서 엘리후가 하나님의 권능에 대해 묘사하는 말은 조금 의심스럽습니다. 엘리후는 하나님의 신비를 묘사하면서 비, 안개, 구름, 우레, 번개 등을 언급하고(27〜30절), 특히 번개와 우레를 반복하여 강조할 뿐 아니라(32〜33절), 하나님이 이것으로 만민을 심판하시며 ‘음식을 풍성하게 주신다’라고 말합니다(31절). 그런데 이는 바알에 대한 묘사와 매우 흡사합니다. 바알은 천둥과 번개를 주관하며 비를 내려 땅을 비옥하게 한다고 여겨지는 우상입니다. 이처럼 자기만 하나님을 아는 것처럼 말하는 것이나, 실제로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면서 이방 우상의 모습을 하나님께 대입해 하나님도 비슷하리라고 생각하는 것을 지혜나 지식이라고 인정할 수는 없습니다. 현대에도 상당수의 그리스도인들이 실제로는 하나님도, 성경도 잘 알지 못하면서 아는 척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우리는 이런 어리석은 태도를 배척해야 합니다.

많은 것을 알고 경험한 전문가들은 말을 아끼는데, 이제 갓 입문한 사람이 마치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 양 이러쿵저러쿵 많은 말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우리의 능력으로 하나님의 섭리를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이런 분이고, 이렇게 섭리하신다’라는 식의 말을 쉽게 내뱉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이러한 어리석음에 빠지지 말고, 겸손히 하나님의 지혜를 얻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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