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호와께서 또 욥에게 일러 말씀하시되
2 트집 잡는 자가 전능자와 다투겠느냐 하나님을 탓하는 자는 대답할지니라
3 욥이 여호와께 대답하여 이르되
4 보소서 나는 비천하오니 무엇이라 주께 대답하리이까 손으로 내 입을 가릴 뿐이로소이다
5 내가 한 번 말하였사온즉 다시는 더 대답하지 아니하겠나이다
지금까지 욥은 하나님이 의로우심에 문제가 있기에 자기가 의로움에도 불구하고 이런 재앙을 당하게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하나님은 “너는 이것을 아느냐?”라는 질문들을 통해 하나님의 의로움이 인간의 이해 범위를 훨씬 뛰어넘는 것임을 알려 주셨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말씀에 대한 욥의 답변을 요구하셨습니다.
하나님을 탓하는 자는 대답하라(1~2절)
하나님은 이제 욥에게 집중하여 질문을 하십니다(1절). 하나님은 욥을 ‘트집 잡는 자’, 하나님을 탓하는 자라고 부르십니다(2절). 욥은 자기가 당한 재앙이 하나님 때문에 온 것이라고만 생각했으며, 자기는 그에 대해서 아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사실에만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 이런 생각은 인간의 짧은 생각임이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인간이 보기에는 불합리하고 불의해 보이는 것이라 하더라도, 사실은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가장 적절한 방향으로 세상은 움직여 가고 있음을, 욥은 그동안 알지 못했습니다. 즉 자신이 하나님이 설계하신 커다란 질서 중 일부임을 인정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인간은 세상의 아주 일부만을 바라볼 수 있을 뿐이지만, 하나님은 온 땅을 다스리고 계십니다. 사실 많은 사람이 세상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시각을 갖기는커녕 자신과 가까운 곳에서 살아가는 이웃의 입장조차 헤아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자기 눈앞에 있는 것에 매몰되어 하나님께 이것저것을 달라고 요청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면 기도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 불평할 수밖에 없고, 신앙은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해야 합니다.
보소서 나는 비천하오니(3~5절)
앞에서 욥은 하나님 앞에 나아가 변론할 수 있기를 바라며, 자기가 하나님께 말을 하면 하나님이 자신과 다투시지 못하고 오히려 들으실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23:1〜6). 그러나 막상 욥이 하나님 앞에 서서 그분의 말씀을 들었을 때, 욥은 깨달았습니다. 자신이 비천한 존재라는 사실과 하나님의 질문에 아무것도 대답할 수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4a절). 욥은 자신이 손으로 입을 가린다고 하는데, 이는 이전에 한 말을 부끄러워한다는 의미이며, 자기가 잘못된 말을 했음을 인정한다는 제스처입니다(4b〜5절). 지금까지 세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말로는 밀린 적이 없었던 욥이, 하나님의 질문 앞에서는 짧게만 말하면서 입을 막고 있습니다. 욥은 이전에 자기가 한 말들을 후회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사람이 하나님 앞에 서서 그 말씀을 들을 때 할 수 있는 일은 손으로 입을 막고 그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것밖에 없습니다. 지금도 하나님은 우리의 인생을 주관하시고, 당신의 뜻대로 세계의 역사를 이끌어 가고 계십니다. 우리가 선택해야 하는 것은 오직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말씀을 따름으로써 그분의 섭리에 의해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진리를 믿는 것 외에는 없습니다.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않고 우리를 위해 내주신 분이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신다는 사실을 확신 합시다(롬8:28, 32).
자신이 누구보다 하나님을 더 잘 알고, 세상의 지혜를 다 가지고 있는 양 열변을 토했던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는 손으로 입을 막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재앙을 당한 사람에게 이런저런 말을 해 주는 것보다 그와 함께 슬퍼하고 고통을 나누는 것이 참된 지혜인 것처럼, 하나님 앞에서는 우리가 가진 한계를 인정하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겸허히 자신을 맡기는 것이 지혜입니다. ‘내가 이만큼 의롭게 살았으니 하나님이 보상해 주실 것이다’라는 미숙한 신앙을 버리고, 광대한 세계를 선하게 다스리시는 하나님을 신뢰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