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아브라함이 바랄 수 없는 중에 바라고 믿었으니 이는 네 후손이 이같으리라 하신 말씀대로 많은 민족의 조상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
19.그가 백 세나 되어 자기 몸이 죽은 것 같고 사라의 태가 죽은 것 같음을 알고도 믿음이 약하여지지 아니하고
20.믿음이 없어 하나님의 약속을 의심하지 않고 믿음으로 견고하여져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21.약속하신 그것을 또한 능히 이루실 줄을 확신하였으니
22.그러므로 그것이 그에게 의로 여겨졌느니라
23.그에게 의로 여겨졌다 기록된 것은 아브라함만 위한 것이 아니요
24.의로 여기심을 받을 우리도 위함이니 곧 예수 우리 주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이를 믿는 자니라
25.예수는 우리가 범죄한 것 때문에 내줌이 되고 또한 우리를 의롭다 하시기 위하여 살아나셨느니라
바울은 지금까지 할례나 율법 준수와 같은 행위로 하나님의 백성이 될 수 없고, 오직 믿음이 그 조건이라고 가르쳤습니다. 아마도 유대인들은 바울의 가르침을 듣고 “겨우 믿는다는 것 하나만으로 하나님의 백성이 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반론을 제기했을 것입니다. 이에 바울은 아브라함을 통해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믿음이란 어떤 것인지를 설명합니다. 믿음은 결코 율법 준수보다 쉬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1. 의에 이르는 믿음
바울은 아브라함이 ‘바랄 수 없는 중에 바라고 믿었다’라고 합니다. 하나님은 그의 후손이 하늘의 별과 같고 바다의 모래와 같게 될 것이며, 아브라함은 많은 민족의 조상이 될 것이라 말씀하셨고 아브라함은 그것을 믿었습니다. 그때 그는 100세였고 아내 사라의 태도 닫힌 지 오래였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약속을 의심하지 않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하나님이 능히 이루실 것을 확신했습니다. 아브라함이 의롭다고 여김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견고한 믿음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바울이 아브라함의 믿음에 대해 가르치는 이유는, 할례를 받고 율법을 지키는 것이 차라리 믿음보다 더 쉬운 것이라는 사실을 밝히기 위함입니다. 오늘날에도 그리스도인들 중에 ‘믿기만 하면 구원받는다’는 말을 오해하여 복음은 쉽고 간단하다고만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믿음이란 그저 입으로 “믿습니다”를 말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다가 다시 살아나셨다는 사실을 내일 아침에도 동쪽에서 해가 뜨리라는 것을 믿듯이 확신하는 것을 믿음이라고 합니다. 믿음을 갖는 데에는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과 몸부림이 필요합니다. 내가 과연 이런 믿음을 가지고 있는지 점검해 보고, 부족한 모습이 있다면 어떻게 채워 갈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2.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음
믿음으로 의로 여겨진 것은 아브라함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을 믿는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믿음의 핵심은 예수님이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셨다는 사실입니다. 그분은 우리의 범죄 때문에 죽으셨고, 또 우리를 의롭다 하시기 위해 부활하셨습니다. 믿음이란, 이 죽음과 부활의 의미에 대해 아는 것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인간적으로 볼 때, 100세가 된 노인이 아들을 얻을 것이라는 약속이나, 사람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는데 그를 믿는 자는 모든 죄를 용서받고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는 주장이나 믿기 힘든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믿는 사람은 죄를 용서받고 의롭다 여겨져 하나님의 백성이 됩니다. 아브라함이 아들을 낳을 것을 믿었다는 것도 놀랍지만, 우리가 예수님의 부활을 믿는 것도 기적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러므로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다는 것은 결코 ‘쉽게 얻는 구원’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교회의 역사를 살펴보면 수많은 성도가 자기 소유를 포기하고 목숨을 잃기까지 하면서 믿음을 지키기 위해 분투했습니다. 우리는 과연 이 믿음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고 있습니까? 나의 모든 것을 걸고라도 지켜야 할 나의 가장 중요한 정체성이라고 여기고 있습니까?
디트리히 본회퍼는 “소위 값싼 은혜(cheap grace)라고 불리는 가르침이 거의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무방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신앙이란 단순히 예배에 매주 출석하는 것 정도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받기에 합당한 믿음을 갖는다는 말은 삶의 모든 것을 다 거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하나님의 은혜는 값없이 주어지지만, 결코 가치가 없기에 무료인 것은 아닙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겠다는 결단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