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술 맡은 관원장이 그의 꿈을 요셉에게 말하여 이르되 내가 꿈에 보니 내 앞에 포도나무가 있는데
10 그 나무에 세 가지가 있고 싹이 나서 꽃이 피고 포도송이가 익었고
11 내 손에 바로의 잔이 있기로 내가 포도를 따서 그 즙을 바로의 잔에 짜서 그 잔을 바로의 손에 드렸노라
12 요셉이 그에게 이르되 그 해석이 이러하니 세 가지는 사흘이라
13 지금부터 사흘 안에 바로가 당신의 머리를 들고 당신의 전직을 회복시키리니 당신이 그 전에 술 맡은 자가 되었을 때에 하던 것 같이 바로의 잔을 그의 손에 드리게 되리이다
14 당신이 잘 되시거든 나를 생각하고 내게 은혜를 베풀어서 내 사정을 바로에게 아뢰어 이 집에서 나를 건져 주소서
15 나는 히브리 땅에서 끌려온 자요 여기서도 옥에 갇힐 일은 행하지 아니하였나이다
16 떡 굽는 관원장이 그 해석이 좋은 것을 보고 요셉에게 이르되 나도 꿈에 보니 흰 떡 세 광주리가 내 머리에 있고
17 맨 윗광주리에 바로를 위하여 만든 각종 구운 음식이 있는데 새들이 내 머리의 광주리에서 그것을 먹더라
18 요셉이 대답하여 이르되 그 해석은 이러하니 세 광주리는 사흘이라
19 지금부터 사흘 안에 바로가 당신의 머리를 들고 당신을 나무에 달리니 새들이 당신의 고기를 뜯어 먹으리이다 하더니
20 제삼일은 바로의 생일이라 바로가 그의 모든 신하를 위하여 잔치를 베풀 때에 술 맡은 관원장과 떡 굽는 관원장에게 그의 신하들 중에 머리를 들게 하니라
21 바로의 술 맡은 관원장은 전직을 회복하매 그가 잔을 바로의 손에 받들어 드렸고
22 떡 굽는 관원장은 매달리니 요셉이 그들에게 해석함과 같이 되었으나
23 술 맡은 관원장이 요셉을 기억하지 못하고 그를 잊었더라
요셉의 이야기에서 꿈은 하나님이 인생의 주관자이심을 보여 주는 도구입니다. 그래서 요셉은 술 맡은 관원장과 떡 굽는 관원장에게 ‘꿈의 해석은 하나님께 있다’(40:8)라고 말한 것입니다. 이제 요셉은 본문에서 인생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의 관점으로 두 관원장의 꿈을 해몽합니다.
요셉은 술 맡은 관원장은 무죄가 밝혀져 복직하고 명예가 회복되지만, 떡 굽는 관원장은 죄가 드러나 처형당할 것이라고 꿈을 해석해 주었습니다(9〜19절). 요셉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확신을 가지고 꿈의 의미를 해석합니다. 이러한 확신은 그에게 꿈을 해석할 능력이 있어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이 확신은 하나님께로부터 나온 것입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요 거룩하신 자를 아는 것이 명철이니라”(잠 9:10)는 말씀처럼 하나님을 경외하는 요셉에게 꿈을 해석하는 지혜가 주어진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주시는 분입니다. 지혜가 필요할 때 풍족히 주시고 꾸짖지 아니하시는 하나님께 구하며 그 은혜를 누리시기를 바랍니다(약 1:5).
요셉은 술 맡은 관원장에게 감옥에서 나가 복직하게 되면 자신을 기억해 달라고 간청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합니다(9〜15절). 그런데 자신은 결코 감옥에 갇힐 일을 하지 않았다고만 말할 뿐, 자신의 형들에 의해 종으로 팔려 왔다는 사실과 보디발의 아내의 유혹을 뿌리치다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되었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습니다. 곧 요셉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면서도 형제들과 보디발의 명예를 끝까지 지켜 준 것입니다. 상대의 허물을 덮어 주고 용서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비와 용서의 열매(갈 5:22)가 우리 안에 있다면 원수를 용서할 뿐 아니라 참된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요셉은 술 맡은 관원장의 꿈은 희망적인 내용이고, 떡 굽는 관원장의 꿈은 비관적인 내용이지만 전혀 왜곡하지 않고 하나님께 받은 그대로 솔직하게 말합니다(16〜19절).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상황과 입장에 따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왜곡하거나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의 마음에 때로는 달게도 느껴지고, 쓰게도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모든 말씀이 우리 영혼에 유익하고 우리를 의의 길로 인도하신다는 것을 기억하고 기쁘게 순종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3일 후 바로의 생일잔치가 열립니다. 그날 술 맡은 관원장은 복직되었고, 떡 굽는 관원장은 처형당하고 맙니다 (20〜22절). 요셉이 해석한 그대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사실 꿈을 꾼 것은 관원장들이었지만, 그 꿈을 주신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이 관원장들과 바로까지도 섭리의 도구로 사용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이 세우신 계획과 뜻은 반드시 성취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계획과 뜻은 이 세상 모든 만물, 모든 인생을 포괄합니다.
술 맡은 관원장은 요셉의 말대로 복직되었지만, 요셉을 잊어버립니다(23절). 요셉은 아버지 집을 떠난 이후 가장 간절한 기다림의 시간을 보냈을 것입니다. 문제는 요셉이 어느 순간 하나님을 의지하기보다 술 맡은 관원장을 의지하고 기대를 걸었다는 사실입니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요셉의 기대는 점점 희미해지고, 자신을 책임져 주시는 분은 하나님이심을 깨달았을 것입니다. 요셉은 이 연단의 과정을 결국 잘 통과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철저히 당신만을 신뢰하고 의지하는 자로 살기를 원하십니다. 세상의 도움을 기대며 사는 것이 아닌, 오직 하나님의 도움으로만 사는 존재임을 깨닫는 성도들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