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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여호와께서 레아가 사랑 받지 못함을 보시고 그의 태를 여셨으나 라헬은 자녀가 없었더라
32 레아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르우벤이라 하여 이르되 여호와께서 나의 괴로움을 돌보셨으니 이제는 내 남편이 나를 사랑하리로다 하였더라
33 그가 다시 임신하여 아들을 낳고 이르되 여호와께서 내가 사랑 받지 못함을 들으셨으므로 내게 이 아들도 주셨도다 하고 그의 이름을 시므온이라 하였으며
34 그가 또 임신하여 아들을 낳고 이르되 내가 그에게 세 아들을 낳았으니 내 남편이 지금부터 나와 연합하리로다 하고 그의 이름을 레위라 하였으며
35 그가 또 임신하여 아들을 낳고 이르되 내가 이제는 여호와를 찬송하리로다 하고 이로 말미암아 그가 그의 이름을 유다라 하였고 그의 출산이 멈추었더라
본문은 이야기의 중심을 레아에게 맞춥니다. 그녀는 동생 라헬에겐 열등감을, 야곱에겐 거절과 외면을, 아버지에겐 도구처럼 이용당했다는 배신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런 레아를 하나님이 인도하셨습니다. 본문을 통해 고통당하는 자의 상처를 치유하시며 따뜻한 위로의 손길을 베푸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습니다.
야곱은 레아를 사랑하지 않았습니다（31절）. ‘사랑받지 못함’이라는 순화된 표현을 쓰고 있지만, 히브리어 본문은 ‘미워하다’라는 의미의 단어를 쓰고 있습니다. 아내로서 이는 너무나 비참한 상황입니다. 야곱은 레아를 애초에 좋아하지도 않았는데, 외삼촌에게 속아 어쩔 수 없이 아내로 맞이했기 때문에 그 일을 떠올릴 때마다 레아를 향한 원망과 미움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은 남편에게 이렇게 미움받는 레아를 ‘보시고’ 태를 열어 자녀를 허락하십니다. ‘하나님 우리를 지키시는 분’（시 121:5）입니다. 낮의 해와 밤의 달조차 해하지 못하도록 우리를 보호하시며 모든 환난을 면하게 하시는 분입니다.
레아는 첫째 아들 이름을 ‘르우벤’이라고 짓습니다. 하나님이 자신의 괴로움을 ‘보셨다’는 고백과 이제는 남편에게 사랑받으리라는 소망을 담은 이름이었습니다（32절）. 여전히 남편에게 외면받고 있지만 한결같이 남편에게 사랑받기 원하는 모습입니다. 레아는 하나님이 자신을 돌아보셨으니 남편도 자신을 돌아볼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렇게 그녀의 마음을 위로하셨습니다.
레아는 둘째 아이를 낳고 그 이름을 시므온이라고 지었습니다（33절）. 이 이름에는 자신이 사랑받지 못하는 것을 하나님이 ‘들으셨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들으셨다는 것은 자신의 울부짖음을 들으셨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고통 가운데 내는 작은 신음（출 6:5）까지도 들으시고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십니다.
레아는 셋째 아이를 낳고 그 이름을 ‘레위’라고 짓습니다. 남편과 이제 ‘연합’할 것이라는 기대를 담은 이름이었습니다（34절）. 남편과 몸은 함께 있지만 마음은 함께하지 못하는 자신의 안타까움을 하나님께 아뢴 것입니다. 부부가 서로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축복입니다. 특별히 같은 신앙과 사명을 따라 마음을 나눌 수 있다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축복된 삶일 것입니다.
레아는 넷째 아들 유다를 낳고 출산이 멈추게 됩니다（35절）. ‘유다’라는 이름에는 ‘찬송하다’라는 뜻이 담겨 있는데, 처음으로 남편에 대한 기대를 담지 않고 오직 하나님을 향한 고백을 담은 이름을 지은 것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남편을 소망의 대상으로 삼기보다 자신을 돌보시고 자녀의 복을 주신 하나님을 바라보며 감사와 찬양을 드리겠다는 고백입니다.
레아는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한 아픔 가운데 하나님의 사랑을 깊이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네 아이의 이름을 직접 짓는데, 자녀의 이름을 짓는 것은 당시에 아주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이름이 그 인생을 좌우한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레아는 아들들에게 자신의 기대와 소망을 담은 이름을 지어 주었고, 마침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데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인생으로 변화되었습니다. 진정 우리의 인생에 소외당하고 거절당하는 아픔이 있을 때, 한결같이 우리를 지켜보시며 우리의 신음조차 들으시는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복된 인생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