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람이 마땅히 우리를 그리스도의 일꾼이요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로 여길지어다
2 그리고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
3 너희에게나 다른 사람에게나 판단 받는 것이 내게는 매우 작은 일이라 나도 나를 판단하지 아니하노니
4 내가 자책할 아무 것도 깨닫지 못하나 이로 말미암아 의롭다 함을 얻지 못하노라 다만 나를 심판하실 이는 주시니라
5 그러므로 때가 이르기 전 곧 주께서 오시기까지 아무 것도 판단하지 말라 그가 어둠에 감추인 것들을 드러내고 마음의 뜻을 나타내시리니 그 때에 각 사람에게 하나님으로부터 칭찬이 있으리라
6 형제들아 내가 너희를 위하여 이 일에 나와 아볼로를 들어서 본을 보였으니 이는 너희로 하여금 기록된 말씀 밖으로 넘어가지 말라 한 것을 우리에게서 배워 서로 대적하여 교만한 마음을 가지지 말게 하려 함이라
7 누가 너를 남달리 구별하였느냐 네게 있는 것 중에 받지 아니한 것이 무엇이냐 네가 받았은즉 어찌하여 받지 아니한 것 같이 자랑하느냐
8 너희가 이미 배 부르며 이미 풍성하며 우리 없이도 왕이 되었도다 우리가 너희와 함께 왕 노릇 하기 위하여 참으로 너희가 왕이 되기를 원하노라
바울은 오늘 본문에서 사역자의 본질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바울이 성도들에게 이 주제를 언급하는 이유는, 성도들이 특정 사역자의 추종자임을 내세워 편을 가르고 서로 갈등하는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사역자에 관한 가르침은 성도의 정체성과도 연결됩니다. 그렇기에 우리 모두 바울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사역자에게는 충성스러운 태도만을 기대하라(1~5절)
바울은 자신을 비롯한 교회의 지도자들이 그리스도의 일꾼이라고 선언합니다(1절). 성도들이 이들에게 기대해야 할 것은 충성스러운 태도 하나입니다(2절). 충성스러운 태도란 하나님 앞에서 변질되지 않고 한결같은 신앙으로 섬기는 태도를 말합니다. 바울은 왜 성도들에게 교회의 지도자가 지녀야 할 태도를 가르쳤을까요? 그것은 바로, 성도들이 지도자가 아닌 하나님께 시선을 두길 바랐기 때문입니다. 지도자가 하나님 한 분만을 바라보고 그분께만 충성하듯, 성도들 역시 지도자의 충성된 신앙을 모범으로 삼되 지도자와 같은 태도로 하나님께만 헌신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아닌 지도자들을 의지하며 신앙생활 하면 일단 그들을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기준대로 사역자들을 분류하고 서열을 정하기도 할 것입니다. 성도들은 이런 행위를 철저히 경계해야 합니다. 사역자들을 평가하고 칭찬하실 분은 오직 하나님이십니다(5절). 사역자에게 성도들의 판단은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사역자가 스스로를 평가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심판하시고 칭찬하시는 주체는 하나님이십니다. 이를 겸손히 인정하면 교회의 지도자와 성도들 모두 하나님만 바라보게 되어, 갈등이 봉합되고 교회는 회복될 것입니다.
성경의 가르침을 벗어나지 말라(6~7절)
바울은 ‘기록된 말씀’ 밖으로 넘어가지 말라고 권면합니다. 기록된 말씀이란 구약성경 전반을 가리킵니다. 사역자는 말씀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거룩한 삶의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즉 사역자의 가르침이 곧 테두리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사역자도 성경의 가르침 안에 있을 뿐이므로, 성도들은 서로 파당을 지어 갈등하는 일에 사역자를 이용해서는 안 됩니다. 7절에는 세 개의 수사의문문이 연달아 등장하여 바울의 답답한 심정을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 구절의 핵심은 자랑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성도가 누리는 모든 것이 하나님께 받은 것이므로 경쟁적으로 자랑해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태도는 세상의 잣대로 서로 비교하며 열등감과 우월감을 극복하지 못하는 비신자와 다름없는 모습입니다.
왕처럼 행세하지 말라(8절)
바울은 고린도 교회의 성도들이 이미 배부르고 물질적으로 풍성하여 왕처럼 행세한다고 꼬집습니다. 그러나 앞서 그들이 세상적으로 내세울 조건이 별로 없다는 언급을 떠올려보면(1:26) 바울의 이 말이 조소임을 알 수 있습니다. 성도들은 안락한 육신과 풍성한 재물,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 등을 기준으로 다른 지체들을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그런 것만이 전부라고 속이는 비신자들의 주장을 경계하고, 세상의 가치관이 교회로 파고들지 못하도록 항상 깨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터무니없는 기준을 근거로 서로 판단하고 갈등하는 일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사역자뿐 아니라 일반 성도 모두 주님의 일꾼입니다. 주님이 명령하신 대로 행하고, 충성스럽게 섬기는 것이 우리가 행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는 왕이 아닙니다. 오직 주님만이 왕이십니다. 교만하지 않아야 합니다.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순종하며 살아간다면 교회 공동체가 살아나고, 우리의 신앙생활이 온전히 유지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