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셈의 족보는 이러하니라 셈은 백 세 곧 홍수 후 이 년에 아르박삿을 낳았고
11 아르박삿을 낳은 후에 오백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12 아르박삿은 삼십오 세에 셀라를 낳았고
13 셀라를 낳은 후에 사백삼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14 셀라는 삼십 세에 에벨을 낳았고
15 에벨을 낳은 후에 사백삼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16 에벨은 삼십사 세에 벨렉을 낳았고
17 벨렉을 낳은 후에 사백삼십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18 벨렉은 삼십 세에 르우를 낳았고
19 르우를 낳은 후에 이백구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20 르우는 삼십이 세에 스룩을 낳았고
21 스룩을 낳은 후에 이백칠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22 스룩은 삼십 세에 나홀을 낳았고
23 나홀을 낳은 후에 이백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24 나홀은 이십구 세에 데라를 낳았고
25 데라를 낳은 후에 백십구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26 데라는 칠십 세에 아브람과 나홀과 하란을 낳았더라
27 데라의 족보는 이러하니라 데라는 아브람과 나홀과 하란을 낳고 하란은 롯을 낳았으며
28 하란은 그 아비 데라보다 먼저 고향 갈대아인의 우르에서 죽었더라
29 아브람과 나홀이 장가 들었으니 아브람의 아내의 이름은 사래며 나홀의 아내의 이름은 밀가니 하란의 딸이요 하란은 밀가의 아버지이며 또 이스가의 아버지더라
30 사래는 임신하지 못하므로 자식이 없었더라
31 데라가 그 아들 아브람과 하란의 아들인 그의 손자 롯과 그의 며느리 아브람의 아내 사래를 데리고 갈대아인의 우르를 떠나 가나안 땅으로 가고자 하더니 하란에 이르러 거기 거류하였으며
32 데라는 나이가 이백오 세가 되어 하란에서 죽었더라
창세기는 족보를 중시하는 책입니다. 이는 믿음의 역사가 당대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저자의 의도가 반영되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오늘 본문은 셈의 족보와 데라의 족보입니다. 이 기록은 멸망의 역사를 끊으시고 소망의 역사를 이어 가신 하나님의 열심을 보여 줍니다.
아담부터 노아까지 열 세대였는데(5:1〜32), 노아의 아들 셈에서 아브람까지도 열 세대입니다(11:10〜26). 저자는 아담부터 아브람에 이르기까지 인류구원의 역사를 위해 택함 받은 자들이 있었음을 소개합니다. 세상은 죄악으로 가득 찼지만, 하나님은 많은 사람 중 노아를 찾아 언약 백성을 삼아주셨습니다. 이와 같이 하나님은 셈의 후손 아브람도 언약 백성의 길을 가게 하실 것입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전히 죄의 영향을 받아 불순종의 삶을 살 때가 많지만 하나님은 끝까지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믿음의 계보를 이어 가실 것입니다.
셈의 수명이 600년인 데 반해, 그로부터 여덟 세대 후인 데라는 205년입니다. 인간의 수명은 점점 줄어들었습니다(10〜26절). 이는 홍수 이후에 지구의 환경이 변하여 인간의 수명에 영향을 끼쳤음을 암시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인간의 수명에 제한을 두신 하나님은 또한 그리스도를 통해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도 합니다. 성도는 이 땅에 사는 동안 주님 안에서 영적으로 풍성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또 이 땅에서의 수명이 다한 다음에는 하나님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릴 소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셈의 족보는 함의 족보에 비해 매우 단순합니다. 함의 경우처럼, 용맹했던 후손이나 특별한 문명을 이룩한 후손이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10〜26절). 하나님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을 통해서도 구원의 역사를 이루어 가십니다. 평범한 이들에게서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이 나오고,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 다윗이 나오며, 마침내 그리스도께서 오실 것입니다. 우리가 주님께 순종하며 살고 있다면 평범한 일상을 통해서도 하나님의 역사는 일어날 것입니다.
아브람의 고향은 갈대아인의 우르였지만, 데라는 가족들을 데리고 그 땅을 떠나 하란이라는 곳에 정착했습니다(27〜28절). 그런데 하나님은 아브람이 그곳을 떠나 가나안으로 가게끔 역사하셨습니다. 아브람은 이렇게 하나님의 소망의 계보를 이어 갈 소명자로서 부름 받았습니다. 성도의 본향은 하나님 나라입니다. 그곳을 증거하며 다른 이들을 소망의 계보로 이끄는 것이 우리의 사명입니다.
저자는 사래가 임신하지 못해 자식이 없었다고 소개합니다(30절). 이는 사래의 불임을 통해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와 계획이 이루어질 것임을 암시하는 표현입니다. 사래 개인에게는 불임의 기간이 고통과 슬픔의 시간들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결국 그 시간들은 하나님의 도구로 그녀가 쓰임 받기 위한 준비의 과정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현재의 고난을 장래의 영광으로 바꾸시며 우리의 연약함을 통해 큰 역사를 이루십니다.
아담에서 노아로, 그리고 셈에서 아브람으로 이어지는 소망의 계보는 궁극적으로 예수 그리스도까지 이어집니다. 아무도 짐작하지 못할 하나님 나라의 계획이 시작된 것입니다. 한 가문을 통해 시작된 족보가 온 땅의 하나님의 백성을 포함시키는 놀라운 계보가 된 것입니다. 진정 우리의 공동체를 통해서도 온 땅을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의 계획들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