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우리는 한 아버지를 가지지 아니하였느냐 한 하나님께서 지으신 바가 아니냐 어찌하여 우리 각 사람이 자기 형제에게 거짓을 행하여 우리 조상들의 언약을 욕되게 하느냐
11 유다는 거짓을 행하였고 이스라엘과 예루살렘 중에서는 가증한 일을 행하였으며 유다는 여호와께서 사랑하시는 그 성결을 욕되게 하여 이방 신의 딸과 결혼하였으니
12 이 일을 행하는 사람에게 속한 자는 깨는 자나 응답하는 자는 물론이요 만군의 여호와께 제사를 드리는 자도 여호와께서 야곱의 장막 가운데에서 끊어 버리시리라
13 너희가 이런 일도 행하나니 곧 눈물과 울음과 탄식으로 여호와의 제단을 가리게 하는도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다시는 너희의 봉헌물을 돌아보지도 아니하시며 그것을 너희 손에서 기꺼이 받지도 아니하시거늘
14 너희는 이르기를 어찌 됨이니이까 하는도다 이는 너와 네가 어려서 맞이한 아내 사이에 여호와께서 증인이 되시기 때문이라 그는 네 짝이요 너와 서약한 아내로되 네가 그에게 거짓을 행하였도다
15 그에게는 영이 충만하였으나 오직 하나를 만들지 아니하셨느냐 어찌하여 하나만 만드셨느냐 이는 경건한 자손을 얻고자 하심이라 그러므로 네 심령을 삼가 지켜 어려서 맞이한 아내에게 거짓을 행하지 말지니라
16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가 이르노니 나는 이혼하는 것과 옷으로 학대를 가리는 자를 미워하노라 만군의 여호와의 말이니라 그러므로 너희 심령을 삼가 지켜 거짓을 행하지 말지니라
말라기는 제사장들에 대한 고발(1:6〜2:9)을 마치고, 유다 공동체 전반에 만연한 가정의 혼란 문제를 다룹니다. 말라기는 결혼이 하나님 안에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고발하며 이방인과의 통혼과 이혼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룹니다.
이방인과의 통혼(10~12절)
유다 공동체는 혈연 공동체이자 신앙 공동체였기에, 혈통의 순수성을 지키는 것이 신앙의 순수성을 지키는 것과 동일시되었습니다(10a절). 따라서 말라기는 이방인과의 결혼이 ‘형제에게 거짓을 행하는’ 행위라고 질책합니다(10b절). 마치 불순물이 섞인 금이나 은을 거래하는 것과 같다는 말입니다. 딸을 시집보냈는데, 알고 보니 사위가 이방인의 피가 섞인 사람이라면 형제에게 거짓을 행하는 셈이라는 말입니다(11절). 가장 큰 문제는 혈통이 혼합되어 신앙도 혼합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말라기는 이방인과 통혼하는 자는 아무리 하나님께 제사를 드린다 하더라도 하나님이 그를 ‘야곱의 장막에서 끊어 버린다’고 선언합니다(12절). 즉 이스라엘 백성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신약시대에도 여전히 이런 원칙을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신앙의 순수성을 지켜야 한다는 것은 변함없는 원리입니다.
이혼, 하나님을 배신하는 행위(13〜14절)
이방인과의 통혼이 ‘형제에게 거짓을 행하는 것’이라면, 이혼, 곧 남자가 아내를 버리는 행위는 ‘아내에게 거짓을 행하는 것’입니다(14절). 버림받은 여인들의 ‘눈물과 울음과 탄식’은 여호와의 제단을 가리게 하는 심각한 범죄입니다(13절). 말라기 선지자의 예언을 들은 사람들은 여인들이 성전에 들어올 수 없는데, 이혼당한 것과 제사가 무슨 관계가 있는가 하는 생각을 가졌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성전에 들어올 수 없는 여인들이라고 해서 성전 제사와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하나님은 결혼의 증인이 되시기에, 하나님 앞에서 서약하고 맞이한 아내를 버리는 행위는 하나님께 대한 배신입니다. 또한 이 가르침은 제사가 단지 성전 안에서만 드려지는 종교의식이 아님을 일깨웁니다. 가정에서 악을 행하는 자가 하나님 앞에 제물을 바칠 수 없듯이, 일상에서 정결하게 살지 않는다면 하나님이 우리 예배를 받지 않으심을 기억해야 합니다.
경건한 자손을 얻으라(15~16절)
당시에는 출산과 결혼을 분리해 생각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말라기는 유다 백성이 경건한 자손을 얻어야 하는데, 이방인과의 통혼과 빈번한 이혼으로 결혼 관계가 무너지면 경건한 자손이 이어지지 않아 하나님의 백성이 무너지게 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만드실 때 아담 한 명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을 한꺼번에 만드실 수 있었음을 밝히십니다(15a절). 그러나 한 사람만 만드시고 그를 통해 사람들이 퍼져 나가게 하신 이유는 경건한 자손을 얻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15b절). 즉 ‘순수성’을 지키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나 유다 백성은 이방 민족과 통혼할 뿐 아니라 쉽게 이혼하는 등 거짓을 행함으로 경건한 자손을 얻는 길과는 멀어지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점점 더 신앙의 순수성을 잃어 가고, 결국 망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지금은 혈통적 순수성과 신앙적 순수성이 동일시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신앙의 순수성에 대한 경고를 새겨들어야 합니다. 경건한 가정에서 경건한 자녀들을 양육하는 것뿐 아니라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도 경건한 백성을 얻는 일입니다. 이 과정에 세상의 가치관이 혼합되거나, 교회가 자꾸 분열되어 흩어진다면 하나님을 배신하는 것입니다.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고 유지하기 힘쓰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