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악인이 하나님께 얻을 분깃, 포악자가 전능자에게서 받을 산업은 이것이라
14 그의 자손은 번성하여도 칼을 위함이요 그의 후손은 음식물로 배부르지 못할 것이며
15 그 남은 자들은 죽음의 병이 돌 때에 묻히리니 그들의 과부들이 울지 못할 것이며
16 그가 비록 은을 티끌 같이 쌓고 의복을 진흙 같이 준비할지라도
17 그가 준비한 것을 의인이 입을 것이요 그의 은은 죄 없는 자가 차지할 것이며
18 그가 지은 집은 좀의 집 같고 파수꾼의 초막 같을 것이며
19 부자로 누우려니와 다시는 그렇지 못할 것이요 눈을 뜬즉 아무것도 없으리라
20 두려움이 물 같이 그에게 닥칠 것이요 폭풍이 밤에 그를 앗아갈 것이며
21 동풍이 그를 들어올리리니 그는 사라질 것이며 그의 처소에서 그를 몰아내리라
22 하나님은 그를 아끼지 아니하시고 던져 버릴 것이니 그의 손에서 도망치려고 힘쓰리라
23 사람들은 그를 바라보며 손뼉치고 그의 처소에서 그를 비웃으리라
어떤 신학자들은 오늘 본문이 소발의 말이라고 해석합니다. 20장에서 소발이 했던 말과 표현 및 주제가 비슷하고(20장), 엘리바스와 빌닷은 모두 세 번씩 말을 했는데 소발의 세 번째 말은 나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이 과연 누구의 말인지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지만, 우리는 오늘 본문을 통해 하나님이 결국 악인들에게 어떤 운명을 주시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악인에게 주실 것(13~17절)
13절은 앞에서 소발이 욥에게 한 말의 마지막 말(20:29)과 거의 일치합니다. 이 때문에 상당수의 신학자들은 이 부분이 소발의 말로, 필사 과정 중에 오류가 생긴 것이라고 여깁니다. 그러나 이 말이 욥의 말이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는데, 욥이 소발의 말을 인용하여 “이런 말을 들을 자는 내가 아니라 너희다”라는 의미로 말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여기서 우리는 이 말의 화자가 누구냐에 상관없이 매우 중요한 진리를 담고 있음에 주목해야 합니다. 욥이 살던 당시나 현대에나 하나님 앞에서 의롭게 살아가는 사람이 품는 가장 큰 의문점은 하나님이 악인들을 벌하지 않으시고 잘 살도록 내버려 두시는 것처럼 보인다는 데 있습니다. 이것이 욥의 말이라면 자기를 공박하는 세 친구들의 현재 모습이, 소발의 말이라면 재앙이 임하기 이전에 욥이 크게 번영했던 모습이 그러하다는 뜻이 될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비록 악인이 당장은 자손이 번성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후손이 결코 복을 누릴 수는 없을 것이며(13~15절), 당장은 많은 재물을 쌓으며 부유한 삶을 누리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곧 그 모든 재산은 의인들의 소유가 될 것(16〜17절)이라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 악한 행위를 선택한 자의 결말에 대해서는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결코 악인의 번영을 두고 보시지 않습니다.
악인의 결말(18~23절)
계속 악인의 운명에 대한 언급이 이어지는데, 만약 이것이 소발의 말이라면 욥에 대한 심한 조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 사용되는 비유적 언어들은 모두 ‘곧 허물어져 없어질 것’을 표현합니다. 악인이 당장은 번영하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무너진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악인의 집은 곧 사라질 것이며, 파수꾼들이 잠시 머물 거처를 마련하기 위해 지은 초막과 같아서 곧 쓸모가 없어져 버려질 것입니다(18절). 그가 지금 당장은 부자이겠지만 누웠다가 다시 눈을 뜨면 모든 것이 사라져 버리는, 실로 일장춘몽의 삶이 바로 악인의 삶입니다(19절). 두려움, 폭풍, 뜨거운 동풍이 찾아와 악인이 그 자리에 평안히 머물 수 없게 만들 것입니다(20〜21절). 이처럼 악인이 지금 당장은 좋은 것을 누리는 듯하지만, 그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질 것이기에 결코 그 안에서 만족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잠깐은 악인이 부유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해 주시겠지만, 곧 그를 그 자리에서 던져 버리실 것이며, 결국 그는 사람들의 비웃음거리가 되고 말 것입니다(22〜23절).
지금도 악한 자들이 번영하는 모습이 우리 눈에 들어오지만, 사실 역사를 살펴보아도 악인이 번성하여 행복한 최후를 맞이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반드시 정의를 이루실 것이라는 사실을 믿어야 합니다.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악인들의 본을 받아 세상의 유익을 추구하라는 유혹입니다. 만약 하나님의 뜻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그들이 누리는 번영에 홀려 그들의 길을 따르다 보면 결국 그들에게 주어지는 마지막 운명까지도 경험하게 됩니다. 이미 우리에게 이 세상의 사람들이 상상할 수조차 없는 영광이 주어져 있다는 사실을 믿는다면 악인의 번영을 부러워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