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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다윗이 사울에게 이같이 말하기를 마치매 사울이 이르되 내 아들 다윗아 이것이 네 목소리냐 하고 소리를 높여 울며
17 다윗에게 이르되 나는 너를 학대하되 너는 나를 선대하니 너는 나보다 의롭도다
18 네가 나 선대한 것을 오늘 나타냈나니 여호와께서 나를 네 손에 넘기셨으나 네가 나를 죽이지 아니하였도다
19 사람이 그의 원수를 만나면 그를 평안히 가게 하겠느냐 네가 오늘 내게 행한 일로 말미암아 여호와께서 네게 선으로 갚으시기를 원하노라
20 보라 나는 네가 반드시 왕이 될 것을 알고 이스라엘 나라가 네 손에 견고히 설 것을 아노니
21 그런즉 너는 내 후손을 끊지 아니하며 내 아버지의 집에서 내 이름을 멸하지 아니할 것을 이제 여호와의 이름으로 내게 맹세하라 하니라
22 다윗이 사울에게 맹세하매 사울은 집으로 돌아가고 다윗과 그의 사람들은 요새로 올라가니라
양심은 ‘하나님이 우리의 마음에 새겨 놓은 작은 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양심의 소리에 따르면 선을 추구하고 악은 경계하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온전히 하나님께 향해 있지 않으면 양심의 소리를 따르는 능력을 점점 상실하게 됩니다. 본문의 사울은 다윗의 격정적 호소를 통해 양심의 소리를 듣습니다. 그의 모습을 통해 하나님이 양심을 통해 어떻게 역사하시는지 묵상해 보고자 합니다.
다윗의 호소를 들은 사울은 격양되어 “내 아들 다윗아”라고 부르며 소리 높여 웁니다（16절）. 이제까지 ‘이새의 아들’이라고 부른 것과 너무도 대조적입니다. 그토록 자신이 쫓으며 죽이려 했던 다윗이 먼저 자신을 향해 “내 아버지”（11절）라고 부르며 호소한 것에 마음이 움직였고, 그로 인해 자신의 광기 어린 모습과 사랑했던 다윗을 다시 보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마음의 양심이 살아나면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고 태도가 변화합니다.
사울은 다윗의 의로움을 인정합니다. 자신은 다윗을 죽이려 했지만, 다윗은 오히려 자신을 죽일 절호의 기회에도 자신을 선대 했기 때문입니다（17〜18절）. 자신보다 상대를 높이는 일은 본인의 부족함을 깨달아야 가능합니다. 사울은 이제까지 다윗을 주목하여 보느라（18:10）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지 못했습니다. 누군가가 미워진다면 자신의 모습을 먼저 확인해 보십시오. 자신의 한계와 부족함을 인정하고 상대를 품는 모습을 하나님이 기뻐하십니다.
사울은 다윗이 자신을 평안히 보낸 것을 언급하며 하나님이 선으로 갚아 주시기를 축복합니다（19절）. ‘갚는다’는 말은 ‘보상한다’는 말인데, 다윗을 괴롭게 한 자신이 보상해야 함에도 하나님이 갚아주실 것을 구합니다. 이미 자신의 모습이 다윗보다 의롭지 못함을 확인했기에 자신의 보상은 완전하지 않음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향한 진정한 용서와 보상을 자신이 충분히 줄 수 있는 것으로 제한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의 용서와 보상을 바라며 무한히 축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울은 다윗이 후에 왕이 될 것을 인정하며, 나라가 다윗의 손에 의해 견고히 설 것이라고 말합니다（20절）. 이제까지 사울에게 이스라엘은 자신의 나라이며 이후에는 ‘요나단의 나라’（20:31）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왕권이 혈연에 의해 무조건적으로 계승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이 허락하시고 세우신 인물에게 돌아가는 것임을 고백한 것입니다. 이러한 인정과 고백은 이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도구인 양심은 우리로 그분의 뜻을 알게 하여 그것을 입으로 시인하게 만듭니다.
사울은 다윗이 왕위에 올랐을 때 자기 가족의 안전을 보장하도록 맹세하게 합니다（21〜22절）. 그간 자신이 다윗을 박해했던 상황들을 고려할 때 후손들이 걱정되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염치를 무릅쓰고 다윗에게 여호와의 이름으로 맹세를 요구한 것입니다. 이제 다윗과 사울의 관계에 평화가 찾아온 듯합니다. 하지만 사울의 이런 마음은 오래가지 못할 것입니다. 이후에 그가 하나님께 온전히 서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양심의 화인 맞은 자’（딤전 4:2）가 되지 않기 위해 늘 주님 앞에 깨어 있어야 합니다.
때때로 우리는 양심의 소리를 통해 무엇이 옳은지를 판단하고 말씀을 기억함으로 하나님의 뜻을 깨닫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의 양심이 무뎌지지 않고 날마다 주님께로 향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