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바스의 대답_욥기 4:1-11

1 데만 사람 엘리바스가 대답하여 이르되

2 누가 네게 말하면 네가 싫증을 내겠느냐, 누가 참고 말하지 아니하겠느냐

3 보라 전에 네가 여러 사람을 훈계하였고 손이 늘어진 자를 강하게 하였고

4 넘어지는 자를 말로 붙들어 주었고 무릎이 약한 자를 강하게 하였거늘

5 이제 이 일이 네게 이르매 네가 힘들어 하고 이 일이 네게 닥치매 네가 놀라는구나

6 네 경외함이 네 자랑이 아니냐 네 소망이 네 온전한 길이 아니냐

7 생각하여 보라 죄 없이 망한 자가 누구인가 정직한 자의 끊어짐이 어디 있는가

8 내가 보건대 악을 밭 갈고 독을 뿌리는 자는 그대로 거두나니

9 다 하나님의 입 기운에 멸망하고 그의 콧김에 사라지느니라

10 사자의 우는 소리와 젊은 사자의 소리가 그치고 어린 사자의 이가 부러지며

11 사자는 사냥한 것이 없어 죽어 가고 암사자의 새끼는 흩어지느니라

욥의 친구들은 그와 함께 땅바닥에 주저앉아 욥의 슬픔과 고난을 위로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앞서 욥이 탄식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욥이 자신의 생일을 저주하고, 죽음 이후의 평안을 동경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이 일이 네게 이르매(1-6절)

욥의 친구 가운데 나이가 가장 많은 사람으로 여겨지는(42:7) 엘리바스는 욥의 탄식을 듣고 가장 먼저 대답하고 있습니다. 엘리바스는 욥이 자신의 말을 싫어한다고 할지라도 말해야 하겠다면서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는 과거에 욥이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훈계하고 권면했던 일을 상기시킵니다. 그런데 욥 자신이 힘든 일을 당하자 그때 다른 사람들에게 하던 말과는 전혀 다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엘리바스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모습이 욥의 가장 큰 자랑이었으며, 욥의 소망은 세상의 다른 어떤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삶 자체였음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엘리바스는 조언을 시작하면서 욥의 아픔을 위로하지 않았습니다. 엘리바스는 욥이 마치 이중인격자인 듯 이야기합니다. 다른 사람의 슬픔과 아픔에 대해서는 그렇게 훈계하고 조언하다가, 막상 자신의 슬픔과 아픔 앞에서는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과거로부터 욥이 보여 왔던 하나님을 경외하고 온전한 태도는 어디로 간 것이냐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도 자신이 직접 경험하지 않은 삶의 여러 상황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쉽게 다른 사람의 믿음을 비판해서는 안 됩니다. 비판과 지적이 답이 아니라, 고난당하는 사람을 위로하는 것이 답입니다. 엘리바스는 욥을 지적하면서 과거의 모습을 언급했습니다. 과거 욥은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지적만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다른 이들을 가르쳤지만 손이 늘어진 자, 넘어진 자, 무릎이 약한 자들을 강하게 하고 붙들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욥은 그런 도움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엘리바스는 욥을 붙들어 주지 않았고, 욥의 탄식에 말꼬투리를 잡았습니다. 우리는 힘들어하는 사람의 잘잘못을 판단하지 말고, 그의 아픔에 공감해 주어야 합니다.

죄 없이 망한 자가 누구인가(7-11절)

엘리바스는 세상의 이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펼치기 시작합니다. 곧 죄지은 사람은 결국 망하고, 올바른 삶을 사는 사람은 결코 망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자와 같이 강한 악인이라 할지라도 죄를 지으면 망한다는 것이 엘리바스가 생각하는 세상의 이치였습니다. 이 같은 주장은 매우 성경적인 것처럼 보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바른 신앙인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엘리바스의 주장이 항상 맞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성경도 무고한 자가 억울하게 당하는 고통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전도자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엘리바스의 주장과는 전혀 다른 말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자기의 의로움에도 불구하고 멸망하는 의인이 있고 자기의 악행에도 불구하고 장수하는 악인이 있으니”(전 7:15). 그러므로 이 같은 엘리바스의 주장은 하나님의 심판을 근거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을 매우 단편적으로 이해하는 사람은 고통받고 있는 친구의 마음에 상처를 더할 때가 있습니다.

엘리바스의 주장에 대한 가장 큰 반론은 예수님의 삶입니다. 그분은 의인이시면서 고난을 당하셨습니다. 한 가지 사안에는 매우 복잡한 맥락이 있습니다. 그러니 한가지 잣대로 상대를 판단하지 말고, 섣불리 조언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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