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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또 이르시되 내가 너희와 함께 있을 때에 너희에게 말한 바 곧 모세의 율법과 선지자의 글과 시편에 나를 가리켜 기록된 모든 것이 이루어져야 하리라 한 말이 이것이라 하시고
45 이에 그들의 마음을 열어 성경을 깨닫게 하시고
46 또 이르시되 이같이 그리스도가 고난을 받고 제삼일에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날 것과
47 또 그의 이름으로 죄 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가 예루살렘에서 시작하여 모든 족속에게 전파될 것이 기록되었으니
48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라
49 볼지어다 내가 내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너희에게 보내리니 너희는 위로부터 능력으로 입혀질 때까지 이 성에 머물라 하시니라
50 예수께서 그들을 데리고 베다니 앞까지 나가사 손을 들어 그들에게 축복하시더니
51 축복하실 때에 그들을 떠나 [하늘로 올려지시니]
52 그들이 [그에게 경배하고] 큰 기쁨으로 예루살렘에 돌아가
53 늘 성전에서 하나님을 찬송하니라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은 유대교와 복음, 유대인과 이방인, 세상과 교회 등의 갈등 가운데 복음이 전파되어 가는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그런데 이는 여호수아가 가나안의 각 성읍을 정복하는 이야기와 상당히 닮아 있습니다. 다만 그리스도의 나라는 칼이 아니라 진리이신 예수님의 부활을 선포함으로써 성읍들을 하나씩 정복하는 모습으로 확장됩니다.
말씀으로 정복하라（44~48절）
여호수아 시대에도 이스라엘의 궁극적 무기는 칼과 물맷돌이 아니라 하나님의 율법이었습니다（수 1:7〜8）. 예수님에 의해 세워진 하나님의 나라, 교회의 무기 역시 하나님의 말씀입니다（44절）. 예수님은 성경을 설명해 주셨는데（45절）, 내용은 십자가와 부활, 죄 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가 그리스도께서 행하신 일을 통해 유대인뿐 아니라 모든 족속에게 전파된다는 사실이었습니다（46〜47절）. 이제 제자들은 예수님이 보여 주신 모범대로 증인이 되어야 했습니다（48절）. 누가는 이후 사도행전에서 예수님처럼 사도들과 제자들이 구약성경을 풀어서 복음을 전하는 모습을 반복해서 기록합니다（행 2〜4, 7〜8, 13, 15, 28장）. 성경은 우리가 예수님의 증인이 되는 데 가장 중요한 도구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신구약 성경을 잘 익히고, 예수님의 부활과 살아계심을 담대히, 유능하게 알리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성령의 능력을 받으라（49절）
제자들은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자기들이 성전을 장악하고 그 성을 다스릴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권세는 주님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주어졌습니다. 49절의 ‘능력’은 물리적, 정치적, 경제적, 신비적 힘까지 아우르는 모든 종류의 ‘힘’을 뜻하는데, 여기서는 구체적으로 하나님이 소유하신 모든 권세와 능력을 의미합니다. 예전에 다윗과 같은 이스라엘의 통치자들이 그랬듯이, 제자들도 성령의 충만을 받아 하나님의 능력을 드러낼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위해 제자들은 예수님의 대적들이 권세를 잡은 예루살렘에 머물러야 했습니다. 이 모습이야말로 그리스도인들이 마땅히 가져야 할 태도를 잘 보여 줍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고, 하나님이 주실 능력을 기대하며 주님께 적대적인 세상 가운데에서 끝까지 분투하는 것이야말로 그리스도인이 마땅히 행할 바입니다.
기쁨으로 다시 시도하라（50~53절）
예수님은 베다니로 나가셔서 제자들을 축복하셨습니다. 베다니는 마지막 만찬이 있었던 곳이요, 제자들이 실패했던 자리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살아나셨고, 마치 시간을 되돌려 놓은 것처럼, 제자들이 실패했던 베다니에서 그들을 축복하셨습니다. 예수님을 온전히 섬길 수 있도록 다시 기회를 주신 것입니다. 예수님이 잡히시던 날 밤에 제자들은 두려움과 슬픔으로 예수님을 멀찍이 따라 예루살렘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에는 큰 기쁨 가운데 예루살렘으로 들어가 성전을 장악했습니다（52〜53절）. 이것이 바로 주님이 베푸시는 회복의 은혜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들과 같이 약하고 허물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도 1세기 로마 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 연약한 제자들과 함께 사역하셨고, 지금도 교회를 통해 무엇인가를 준비하고 계십니다. 주님은 말씀으로 자신을 훈련하고, 늘 하나님의 권능만을 의지하며, 때마다 하나님을 찬송하며 기도로 준비하는 자에게 능력을 주실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십자가와 부활의 권능을 기억하며, 세상으로 들어가 주님의 통치를 선포하는 성도들이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