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 때에 가이사 아구스도가 영을 내려 천하로 다 호적하라 하였으니
2 이 호적은 구레뇨가 수리아 총독이 되었을 때에 처음 한 것이라
3 모든 사람이 호적하러 각각 고향으로 돌아가매
4 요셉도 다윗의 집 족속이므로 갈릴리 나사렛 동네에서 유대를 향하여 베들레헴이라 하는 다윗의 동네로
5 그 약혼한 마리아와 함께 호적하러 올라가니 마리아가 이미 잉태하였더라
6 거기 있을 그 때에 해산할 날이 차서
7 첫아들을 낳아 강보로 싸서 구유에 뉘었으니 이는 여관에 있을 곳이 없음이러라
누가는 이제 예수님의 탄생 사건을 전해 줍니다. 예수님이 언제 탄생하셨는지, 어디에서 탄생하셨는지, 무슨 이유로 그곳에서 탄생하셨는지를 구체적으로 전해 주고 있습니다.
가이사 아구스도의 호적 명령(1~3절)
누가는 예수님이 태어나실 당시의 정치적, 사회적 배경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때 로마의 통치자 아구스도 황제는 호적 등록을 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 명령은 세금 책정을 위해 로마가 점령한 지역 주민들에게 내려진 것이었습니다. 이 명령에 따라 유대인들은 고향으로 가서 호적 등록을 해야 했습니다. 이 호적 등록은 구레뇨가 수리아의 총독일 때 이루어진 일이었습니다. 당시는 로마가 세상을 지배하던 시대였습니다. 가이사 아구스도(아우구스투스)는 로마의 2차 삼두정치를 종식시키고 로마의 황제가 된 인물입니다. 그는 자신의 뜻대로 로마의 모든 점령지에 호적 등록을 명령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하나님의 뜻 안에서 그 일을 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통치자와 권세들이 하나님의 통치 아래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 안에서 그들은 잠시 자신에게 주어진 힘을 사용하고 있을 뿐입니다.
마리아의 임신(4~5절)
호적 등록이라는 상황 속에서 성령의 능력으로 잉태한 마리아가 등장합니다. 마리아의 약혼자 요셉은 다윗의 집 족속이었습니다. 요셉은 자신이 살던 갈릴리 나사렛 동네를 떠나 호적 등록을 위해 다윗의 동네 베들레헴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마리아와 약혼한 상태였기에 혼자 베들레헴으로 가지 않고 마리아와 함께 가야 했습니다. 그래서 마리아는 임신한 몸으로 요셉과 동행한 것입니다. 누가는 마리아와 요셉이 자신들에게 벌어진 놀라운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말해 주고 있지 않습니다. 그저 하나님의 말씀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순종했음을 보여 줍니다.
누가는 이렇게 예수님의 아버지 요셉이 다윗의 자손이며, 예수님이 미가 5:1〜2의 예언대로 다윗의 동네에서 출생하게 되는 상황을 전해 주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로마의 지배 아래 있는 이스라엘 가운데 오셨지만, 그분의 오심은 왕의 오심, 다윗의 자손으로 오심이라는, 구약의 예언이 성취된 것임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구유에 누이신 예수님(6~7절)
요셉과 마리아가 베들레헴에 있을 때 마리아가 해산할 날이 되어 아이를 낳았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천에 싸서 가축들의 구유에 눕혔습니다. 그들이 거할 방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누가는 예수님의 태어나심에 대해 매우 단순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마리아를 통해 사람으로 이 세상에 오셨음을 분명하게 선포합니다.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사람으로 우리 가운데 오셨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라운 일인데, 이토록 초라한 장소에 오셨다는 사실이야말로 세상과 다른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잘 보여 줍니다. 그분은 구약의 모든 예언대로 다윗의 왕좌를 잇기 위해 우리 가운데 오셨지만, 비천한 우리를 위해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우리 가운데 오셨습니다. 우리를 다스릴 자로 오셨지만(미 5:2). 섬기는 자로 우리 가운데 오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다윗의 자손, 다윗의 동네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가축의 구유에 오셨습니다. 이토록 낮아지신 이유는 바로 죄인인 우리 때문입니다. 우리와 같은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셔서 우리를 구원하고자 하셨기 때문입니다. 가장 낮은 자리에 오셨기에 그분은 우리의 어떤 상황도 용납하실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와 같은 사람으로 세상에 오신 이 놀라운 성육신의 은혜에 늘 감사하며 살아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