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스 땅에 욥이라 불리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온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더라
2 그에게 아들 일곱과 딸 셋이 태어나니라
3 그의 소유물은 양이 칠천 마리요 낙타가 삼천 마리요 소가 오백 겨리요 암나귀가 오백 마리이며 종도 많이 있었으니 이 사람은 동방 사람 중에 가장 훌륭한 자라
4 그의 아들들이 자기 생일에 각각 자기의 집에서 잔치를 베풀고 그의 누이 세 명도 청하여 함께 먹고 마시더라
5 그들이 차례대로 잔치를 끝내면 욥이 그들을 불러다가 성결하게 하되 아침에 일어나서 그들의 명수대로 번제를 드렸으니 이는 욥이 말하기를 혹시 내 아들들이 죄를 범하여 마음으로 하나님을 욕되게 하였을까 함이라 욥의 행위가 항상 이러하였더라
오늘 본문은 욥이라는 인물이 얼마나 온전한 삶을 살았는지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온전한 모습은 이후에 일어날 비극적 사건들을 더 극적으로 부각시키는 기능을 합니다. 오늘은 성경이 온전하다고 평가한 그의 삶이 어떠했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모든 이를 위한 말씀(1절)
욥이라는 인물에 대해 가장 먼저 소개된 내용은 그가 우스 땅에 살았다는 사실입니다. 우스 땅이 정확히 어느 지역을 가리키는지 알 수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그가 가나안 땅에 살았던 사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심지어 그가 히브리 사람인지 아닌지도 알 수 없습니다. 욥기의 시간적・공간적 배경이 이토록 모호한 이유는 이 말씀이 모든 사람에게 유의미한 메시지라는 사실을 암시하기 위해서인 듯합니다. 즉시 공간에 상관없는, 인간 보편의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욥기는 이스라엘 민족을 넘어 모든 인류의 생사화복을 주장하시는 하나님에 관한 기록입니다.
욥의 부요함(2-4절)
본문은 우스 땅에 사는 욥을 거의 완벽한 사람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후에 그가 겪게 되는 고난과 불행이 더욱 비참한 이유는 그의 삶이 이처럼 완벽에 가까웠기 때문입니다. 먼저 그는 온전하고 정직한 사람, 하나님을 경외하고 악에서 떠난 사람이었습니다. 온전하고 정직하다는 것과 하나님을 경외하고 악에서 떠났다는 것이 서로 다른 의미가 아니라 서로를 강조하는 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하나님을 경외하고 악에서 떠난 자가 바로 온전하고 정직한 자인 것입니다. 또한 욥은 가정을 평화롭게 다스리고 가정 경제도 훌륭하게 경영했습니다. 욥의 가정에는 아들이 일곱, 딸이 셋이 있었는데 이 숫자는 온전함을 의미하며, 곧 그의 가정이 온전했음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그는 자신의 재산을 다루는 데에도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양, 낙타, 소, 암나귀, 그리고 많은 종을 거느렸다는 기록에서 그가 자신의 삶을 얼마나 훌륭하게 경영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욥의 경건(5절)
완벽에 가까운 욥의 삶은 관계 속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욥의 자녀들은 생일 때마다 잔치를 열어 형제자매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었습니다. 욥은 가족 구성원들이 이렇게 화목하게 지내는 데에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이 먼저 정직하고 경건하게 살았고, 모든 자녀가 하나님을 잘 섬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생일 때마다 벌어지는 잔치에는 포도주가 제공되었기에, 자녀들이 혹시라도 하나님 앞에서 범죄했을까봐 번제를 드렸습니다. 그는 하나님과 관계가 깨어질 것을 걱정하여 일말의 범죄 가능성도 남겨두지 않았습니다. 잔치가 끝나면, 욥은 자녀들의 수대로 하나님께 번제를 드렸습니다. 이처럼 그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부족함 없이 역할을 감당했습니다. 심지어 그는 마음으로 지은 죄까지 두려워하며 하나님 앞에 회개했습니다. 성경은 이런 삶을 ‘온전하다’고 평하고 있습니다(1절).
이러한 욥의 온전함 속에서 우리는 ‘은혜’라는 단어를 잊어버리면 안 됩니다. 사람들은 아무런 대가 없이 주어지는 하나님의 은혜는 죄인들에게나 필요하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모든 인간은 은혜 아니면 살아갈 수 없습니다. 우리는 ‘온전함’이라는 표현에 감추어진 하나님의 은혜를 읽어 내야 합니다. 욥의 인생이 하나님의 은혜 아래 있었듯이, 우리의 삶도 그분의 은혜 아래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우리를 온전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