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의 절망_욥기 17:6-16

6 하나님이 나를 백성의 속담거리가 되게 하시니 그들이 내 얼굴에 침을 뱉는구나

7 내 눈은 근심 때문에 어두워지고 나의 온 지체는 그림자 같구나

8 정직한 자는 이로 말미암아 놀라고 죄 없는 자는 경건하지 못한 자 때문에 분을 내나니

9 그러므로 의인은 그 길을 꾸준히 가고 손이 깨끗한 자는 점점 힘을 얻느니라

10 너희는 모두 다시 올지니라 내가 너희 중에서 지혜자를 찾을 수 없느니라

11 나의 날이 지나갔고 내 계획, 내 마음의 소원이 다 끊어졌구나

12 그들은 밤으로 낮을 삼고 빛 앞에서 어둠이 가깝다 하는구나

13 내가 스올이 내 집이 되기를 희망하여 내 침상을 흑암에 펴놓으매

14 무덤에게 너는 내 아버지라, 구더기에게 너는 내 어머니, 내 자매라 할지라도

15 나의 희망이 어디 있으며 나의 희망을 누가 보겠느냐

16 우리가 흙 속에서 쉴 때에는 희망이 스올의 문으로 내려갈 뿐이니라

하나님을 향해 간절한 기도를 마친 욥은 자신의 처지를 돌아 보면서 다시금 탄식하고 있습니다. 소망을 잃어버린 사람은 스스로 회복할 수 없습니다. 그의 탄식은 완전한 도움을 바라는 또 다른 기도가 되고 있습니다.

지혜자를 찾을 수 없음(6-10절)

욥은 자신의 처지가 사람들 사이에 속담 거리가 되어 버렸음을 탄식합니다. 그의 삶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어떤 존중도, 위로도 받지 못합니다. 사람들은 아무런 배려도 없이 욥에 대해 쉽게 말하고 있습니다. 욥은 심지어 그들이 자신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고 탄식하는데, 이는 직접 욥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기보다는 그들이 욥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저주하고 그의 이름을 조롱했음을 의미합니다. 욥은 근심에 눌려 눈이 어두워졌고, 인간으로서 존재감이 마치 어두운 그림자와 같이 되어 버렸다고 탄식합니다. 우리가 고난을 당할 때 힘든 이유는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함부로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로부터 좋지 않은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너무도 고통스럽고 두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욥은 오히려 자신을 평가하는 사람들을 조롱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들은 정직한 자들처럼 욥의 상황을 보면서 놀라고, 경건한 자들처럼 욥의 불경건에 의분을 내고 있지만, 정작 그들은 의롭지도, 지혜롭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친구라는 이름으로 욥을 조롱하는 이들에게 욥은 그들이 결코 지혜자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성도는 자신이 죄인이며, 고난과 불행이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쉽게 다른 사람의 죄와 불행을 판단하지 않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죄인으로 고난 당하고 죽어 가는 우리를 동정하시고 구원하셨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조롱하고 비판하는 사람이 아니라 동정하고 구원을 전하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죽음 앞에서는 희망도 의미가 없음(11-16절)

욥은 죽음을 소망합니다. 자신을 위로하지 못하고 조롱하는 친구들 앞에서 욥은 자신의 계획도, 마음의 소원도 다 끝났다고 말합니다. 친구들은 무능한 권면으로 욥에게 소망이 있다고 말해 왔습니다(5:19-26; 8:21; 11:15-19). 이에 욥은 그들이 말하는 소망이 어디에도 없다고 말한 것입니다. 친구들은 욥에게 곧 불행이 끝날 것이라고 말했고, 소발은 욥의 인생이 대낮보다 더 밝아질 것이고, 어둠이 아침 빛같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11:17). 하지만 그들은 고난의 참된 이유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기에 욥에게 위로와 소망을 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욥은 그들의 충고를 거부합니다. 욥이 죽음을 이야기하고, 죽음만이 소망이라고 말하는 모습은 너무도 안타까워 보입니다. 죽음 앞에서는 어떤 삶의 희망도 의미가 없습니다. 생명이 있는 곳에 희망이 있고, 생명이 있는 곳에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욥은 고난 속에서 자신에게 남은 생명의 시간이 결코 길지 않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죽음의 시간들을 바라보며 자신에게는 어떤 희망도 의미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과 바꾸겠느냐”(마 16:26)라는 말씀은 생명이 가장 가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줍니다. 그런데 욥이 그토록 갈구했던 생명보다 더 참된 생명이 우리에게는 있습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는 영원한 생명, 영적 생명이 그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생명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의 인생은 허무한 탄식으로 끝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한 성도입니다. 영생을 약속하신 하나님을 믿는 이들은 큰 절망이 찾아왔을 때 참된 소망을 품고 끝까지 인내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