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러나 이제는 나보다 젊은 자들이 나를 비웃는구나 그들의 아비들은 내가 보기에 내 양 떼를 지키는 개 중에도 둘 만하지 못한 자들이니라
2 그들의 기력이 쇠잔하였으니 그들의 손의 힘이 내게 무슨 소용이 있으랴
3 그들은 곧 궁핍과 기근으로 인하여 파리하며 캄캄하고 메마른 땅에서 마른 흙을 씹으며
4 떨기나무 가운데에서 짠 나물을 꺾으며 대싸리 뿌리로 먹을 거리를 삼느니라
5 무리가 그들에게 소리를 지름으로 도둑 같이 사람들 가운데에서 쫓겨나서
6 침침한 골짜기와 흙 구덩이와 바위 굴에서 살며
7 떨기나무 가운데에서 부르짖으며 가시나무 아래에 모여 있느니라
8 그들은 본래 미련한 자의 자식이요 이름 없는 자들의 자식으로서 고토에서 쫓겨난 자들이니라
9 이제는 그들이 나를 노래로 조롱하며 내가 그들의 놀림거리가 되었으며
10 그들이 나를 미워하여 멀리 하고 서슴지 않고 내 얼굴에 침을 뱉는도다
11 이는 하나님이 내 활시위를 늘어지게 하시고 나를 곤고하게 하심으로 무리가 내 앞에서 굴레를 벗었음이니라
12 그들이 내 오른쪽에서 일어나 내 발에 덫을 놓으며 나를 대적하여 길을 에워싸며
13 그들이 내 길을 헐고 내 재앙을 재촉하는데도 도울 자가 없구나
14 그들은 성을 파괴하고 그 파괴한 가운데로 몰려드는 것 같이 내게로 달려드니
15 순식간에 공포가 나를 에워싸고 그들이 내 품위를 바람 같이 날려 버리니 나의 구원은 구름 같이 지나가 버렸구나
29장에서는 욥이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거하며 복된 생을 마감할 수 있기를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 줍니다. 이제 욥은 좋았던 옛 시절은 사라져 버리고, 조롱과 저주를 당하는 처지가 되었다며 탄식하기 시작합니다. 특별히 우리는 재앙을 당한 욥을 조롱하는 악인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이 가진 악함이 어떤 것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난한 자들의 조롱(1~10절)
동화책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서로를 돕는 착한 사람들로 자주 등장하지만, 현실에서는 몰상식하고 비인간적인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여기서 욥은 사회적 지위가 낮고 가난한 자들이 자신을 비웃는 상황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다른 이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자들로(1〜2절), 궁핍하게 살아가고(3〜4절), 공동체 밖으로 쫓겨나 마치 동물들과 같이 살아가는 자들입니다(5〜8절).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욥과 같이 부유한 자가 재앙을 당해 자기들과 같은 처지가 되면 동정하는 것이 아니라 조롱한다는 것입니다(9〜10절). 실제로 어떤 사람이 높은 자리에서 추락하면 그 사람에게 연민을 느끼는 사람은 거의 찾기 어렵습니다. 동화에서는 착한 부자가 어려움을 겪어 가난해지면 그의 도움을 받던 가난한 사람들이 그를 돕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실제로는 이전까지 도움을 받던 사람들이 오히려 추락한 사람을 비웃고 공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우리는 사회적으로 동경의 대상이었던 사람이 추락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그에게 연민을 느낍니까, 아니면 통쾌하다는 생각이 듭니까? 사실 인간들의 마음에는 이처럼 다른 이의 재앙을 기뻐하는 악한 심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는 결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마음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우는 자와 함께 울어 주고 웃는 자와 함께 기뻐해야 합니다. 혼자 외롭게 괴로워하며 탄식하는 지체가 없어야 합니다.
약한 자를 치는 자들(11~15절)
욥은 자기가 이런 일을 당하는 이유가 하나님이 자신의 활시위를 늘어지게 하셨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늙어서 힘이 빠졌다는 의미로도 사용되는 표현인데, 과거의 힘을 잃었다는 의미입니다(11a절). 이렇게 욥이 힘을 잃자 욥 앞에서 행동을 조심했던 사람들이 방자해지며(11절) 마치 늙고 병든 사자를 공격하는 하이에나처럼 행동하기 시작했습니다(12〜13절). 그들은 마치 성을 파괴하고 쳐들어오는 군대와 같아서, 욥은 두려움에 에워싸이고 품위를 잃어버리고 맙니다(14~15절). 결국 강력한 권위와 능력의 사람이었던 욥은 두려움에 붙잡힌 사람으로 바뀌었고, 모든 희망을 잃은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사실 욥은 자기를 치는 사람들을 탓하기보다는 하나님이 자신을 버리셨다는 사실에 더 고통스러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욥의 탄식을 통해 인간이 얼마나 비열할 수 있는가를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전까지만 해도 욥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에게 도움을 얻던 자들이 그가 힘이 빠지자 달려들어 공격하는 대적들로 변하는 현실은 마치 정글과도 같은 인간 세상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 줍니다. 우리는 이런 세상에서 하나님의 법도를 가르치는 사명을 받았습니다. 이런 비인간적인 세상에서 우리는 악인들의 자리에 서지 않고 그들을 막아서는 역할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인간은 감사하고 축복하기보다 시기하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오죽하면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는 속담이 생겼겠습니까? 적어도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마음을 버려야 합니다.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늘 다른 사람을 축복하며 살아야 합니다. 이렇게 살아가는 성도야말로 세상에서 복의 통로로 하나님의 사랑과 복을 전하는 복의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