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지혜의 모순_욥기 12:13-25

13 지혜와 권능이 하나님께 있고 계략과 명철도 그에게 속하였나니

14 그가 헐으신즉 다시 세울 수 없고 사람을 가두신즉 놓아주지 못하느니라

15 그가 물을 막으신즉 곧 마르고 물을 보내신즉 곧 땅을 뒤집나니

16 능력과 지혜가 그에게 있고 속은 자와 속이는 자가 다 그에게 속하였으므로

17 모사를 벌거벗겨 끌어 가시며 재판장을 어리석은 자가 되게 하시며

18 왕들이 맨 것을 풀어 그들의 허리를 동이시며

19 제사장들을 벌거벗겨 끌어 가시고 권력이 있는 자를 넘어뜨리시며

20 충성된 사람들의 말을 물리치시며 늙은 자들의 판단을 빼앗으시며

21 귀인들에게 멸시를 쏟으시며 강한 자의 띠를 푸시며

22 어두운 가운데에서 은밀한 것을 드러내시며 죽음의 그늘을 광명한 데로 나오게 하시며

23 민족들을 커지게도 하시고 다시 멸하기도 하시며 민족들을 널리 퍼지게도 하시고 다시 끌려가게도 하시며

24 만민의 우두머리들의 총명을 빼앗으시고 그들을 길 없는 거친 들에서 방황하게 하시며

25 빛 없이 캄캄한 데를 더듬게 하시며 취한 사람 같이 비틀거리게 하시느니라

욥은 친구들이 한 말은 짐승들도 다 아는 내용이라고 일갈한 후에 그들의 주장을 언급하면서 하나님이 죄인에게만 재앙을 내리시지는 않으신다는 사실을 이끌어 내고자 합니다. 그래서 욥이 죄를 지었기에 재앙을 당한 것이라는 그들의 주장이 옳지 않음을 강변합니다.

하나님은 악과 무지의 근원이신가?(13-16절)

욥은 세 친구들의 논증을 그대로 밀고 나간다면 결국 하나님의 성품을 부정하는 데까지 이르게 됨을 드러냅니다. 우선 욥은 지혜와 권능, 계략과 명철이 모두 하나님께 속했으며(13절), 하나님의 섭리를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없고(14절) 또한 만물의 움직임 역시 하나님의 뜻대로 이뤄진다고 말합니다. 이는 하나님께 능력과 지혜가 있기 때문입니다(15-16a절). 이러한 내용은 앞에서 세 친구가 욥에게 가르치는 태도로 언급한 말들이기에 그들도 동의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욥은 이 모든 논의의 마지막에 속은 자와 속이는 자가 다 하나님께 속했다는 결론을 내립니다(16b절). 사실 세 친구의 가르침을 인정한다면 속이는 악인도 하나님께 속했고, 속는 어리석은 자도 하나님께 속해 있습니다. 악인과 어리석은 자가 다 하나님께 속했으므로 하나님이 악과 어리석음까지 주관하신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맙니다. 욥은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이라는 단순 논리로 주장을 펼쳐 나가다 보면 이렇게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난감한 결론에 이르고 만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사실 인간의 논리나 추론이라는 것은 그 자체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어리석은 자들이 논리를 가지고 하나님의 진리를 다 아는 양 생각한다는 데 있습니다. 가끔 교회에서도 가르치고 훈계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 깊이 깨달은 사람일수록 선생 되기를 피하며 자신의 무지를 더 깊이 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과연 섭리에는 모순이 없는가?(17-25절)

세 친구는 ‘욥이 죄를 지었기 때문에 재앙을 당했다’는 단순 논리를 집요하게 주장하며 의로우신 하나님의 섭리는 이러한 원리에서 벗어나지 않으리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욥은 세상에는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 얼마든지 일어난다는 사실을 나열하기 시작합니다. 모사, 곧 왕의 관원이나 제사장과 같이 높은 자들이 벌거벗겨 끌려가고(17a,19a절), 최고의 지혜를 가졌으리라 기대되는 재판장이 어리석은 자가 되고(17b절) 왕들이 화려한 옷을 벗고 맨 것을 풀어 허리를 동이는, 즉 일꾼의 복장을 하게 되며(18절) 충성되고 나이 많은 지혜자들의 말은 거부당하고(20절), 귀한 자, 강한 자들도 멸시당하고(21절), 어두움 가운데 오히려 은밀한 것이 드러나고, 어두움으로 상징되는 죽음의 그늘이 광명으로 나오는 일이 벌어집니다(22절). 이처럼 세상에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얼마든지 나타날 뿐 아니라, 하나님이 주관하시는 민족들의 흥망성쇠, 왕과 지도자들의 운명 등이 의로운 방향으로만 진행되지 않습니다(23-25절). 즉 하나님의 섭리 아래 있다고 해서 다 정의롭지는 않다는 말입니다. 욥이 당한 재앙도 하나님의 섭리에 의한 것이라 할 수 있지만, 그것이 죄에 대한 정당한 보응이라고 주장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인간이 가진 지혜는 한계를 가지고 있고, 그 자체로 모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자기 지식에 근거해 자기 말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확신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태도는 없습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한 가지 잣대로 해석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인간의 능력으로는 하나님의 섭리를 파악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므로 무엇인가를 안다고 생각하고 다른 이들을 평가하기보다 하나님이 가장 선한 길로 인도하심을 믿는데 머물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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