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이 때에 세바와 살문나가 갈골에 있는데 동방 사람의 모든 군대 중에 칼 든 자 십이만 명이 죽었고 그 남은 만 오천 명 가량은 그들을 따라와서 거기에 있더라
11.적군이 안심하고 있는 중에 기드온이 노바와 욕브하 동쪽 장막에 거주하는 자의 길로 올라가서 그 적진을 치니
12.세바와 살문나가 도망하는지라 기드온이 그들의 뒤를 추격하여 미디안의 두 왕 세바와 살문나를 사로잡고 그 온 진영을 격파하니라
13.요아스의 아들 기드온이 헤레스 비탈 전장에서 돌아오다가
14.숙곳 사람 중 한 소년을 잡아 그를 심문하매 그가 숙곳의 방백들과 장로들 칠십칠 명을 그에게 적어 준지라
15.기드온이 숙곳 사람들에게 이르러 말하되 너희가 전에 나를 희롱하여 이르기를 세바와 살문나의 손이 지금 네 손 안에 있다는거냐 어찌 우리가 네 피곤한 사람들에게 떡을 주겠느냐 한 그 세바와 살문나를 보라 하고
16.그 성읍의 장로들을 붙잡아 들가시와 찔레로 숙곳 사람들을 징벌하고
17.브누엘 망대를 헐며 그 성읍 사람들을 죽이니라
18.이에 그가 세바와 살문나에게 말하되 너희가 다볼에서 죽인 자들은 어떠한 사람들이더냐 하니 대답하되 그들이 너와 같아서 하나 같이 왕자들의 모습과 같더라 하니라
19.그가 이르되 그들은 내 형제들이며 내 어머니의 아들들이니라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너희가 만일 그들을 살렸더라면 나도 너희를 죽이지 아니하였으리라 하고
20.그의 맏아들 여델에게 이르되 일어나 그들을 죽이라 하였으나 그 소년이 그의 칼을 빼지 못하였으니 이는 아직 어려서 두려워함이었더라
21.세바와 살문나가 이르되 네가 일어나 우리를 치라 사람이 어떠하면 그의 힘도 그러하니라 하니 기드온이 일어나 세바와 살문나를 죽이고 그들의 낙타 목에 있던 초승달 장식들을 떼어서 가지니라
기드온은 예상을 뛰어넘는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그렇게 승리하기 위해 용사들과 자신을 혹독하게 몰아붙여야 했을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그는 조금씩 잘못된 판단을 하고 가혹한 행동을 했습니다. 하나님의 사람인 기드온이 조금씩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온 땅을 뒤덮었던 미디안의 위세는 사라졌습니다. 그들은 겨우 1/10 정도의 병력에 져서 패주했습니다. 분명 전형적인 패잔병의 모습인데, 의외로 그들은 안심하고 있었습니다(10-11절). 그 이유는, 그들을 공격했던 적의 규모가 매우 작았고, 그들이 어느 정도 멀리 도주했기에 다시 공격받지 않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판단은 틀렸습니다. 이스라엘은 애당초 병력의 수에 좌우되는 군대가 아니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완전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기드온은 적의 대다수를 격파하고, 또 엄청난 추격전을 펼쳐 남은 적들을 모두 소탕했습니다. 거기에 왕들까지 포로로 잡았으니 어떤 면에서 보더라도 이스라엘은 완벽하게 이겼습니다(11-12절). 매우 열세인 군대가 우연히 한 번은 기적적으로 이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반복된다면 그 승리를 모두 우연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전쟁은 서로의 생명과 국가의 존망을 걸고 펼치는 건곤일척의 대결이기 때문입니다. 이 말도 안 되는 기적의 연승은 하나님 외에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그 승리를 통해 기드온이 아닌 하나님을 보아야 했습니다.
기드온은 그가 공언했던 것 이상으로 숙곳과 브누엘 사람들에게 행했습니다(12-17절). 그들이 기드온의 요청을 거부한 것은 이스라엘의 연합을 방해한 행동이었습니다. 하지만 기드온은 평소 모습과는 조금씩 다른 말과 행동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드온은 매우 폭력적으로 그들을 처단했습니다. 성읍을 파괴시키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지도자들과 일반 백성을 죽였습니다. 도가 지나친 복수로 보입니다.
기드온의 변질된 모습은 미디안의 왕들을 심문하는 과정에서도 발견됩니다. 미디안 왕들이 기드온의 친인척을 살해했다는 사실이 18-19절에서 드러납니다. 기드온은 같은 방식으로 그들의 죄를 되갚아 주었습니다. 개인의 원한으로 세바와 살문나를 죽인 것입니다. 하나님의 의를 위해 공의롭게 재판한 것이 아니라, 개인적 원한을 따라 자신이 생사여탈권을 가진 사람처럼 행동한 것입니다. 심지어 여호와의 살아 계심을 거론하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까지 했습니다.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하나님을 이용하는 것은 심각한 죄입니다.
기드온은 결정적인 실수를 범합니다. 미디안 왕들의 장식을 자신이 취한 일입니다(21절). 고대 전쟁에서 승리한 자가 전리품을 취하는 행동은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장식은 초승달 모양이라는 주술적 의미를 가진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개인의 실패로, 결국 이스라엘의 실패로까지 귀결됩니다. 아무리 뛰어난 일을 성취한 자라도, 하나님을 잊어버리면 자신과 공동체를 파괴하게 됩니다.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사람은 연약한 존재이고 죄인입니다. 그렇기에 자신의 능력을 지나치게 믿는다면, 어느 순간 하나님의 말씀을 잊고 자기가 판단하고 행동할 것입니다. 크게 성공하고 승리했다면 먼저 하나님께 나아가십시오. 승리한 순간은 자칫 실수하고 실패할 수 있는 가장 취약한 시간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