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키는 사람들이 예수를 희롱하고 때리며
64 그의 눈을 가리고 물어 이르되 선지자 노릇 하라 너를 친 자가 누구냐 하고
65 이 외에도 많은 말로 욕하더라
66 날이 새매 백성의 장로들 곧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모여서 예수를 그 공회로 끌어들여
67 이르되 네가 그리스도이거든 우리에게 말하라 대답하시되 내가 말할지라도 너희가 믿지 아니할 것이요
68 내가 물어도 너희가 대답하지 아니할 것이니라
69 그러나 이제부터는 인자가 하나님의 권능의 우편에 앉아 있으리라 하시니
70 다 이르되 그러면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냐 대답하시되 너희들이 내가 그라고 말하고 있느니라
71 그들이 이르되 어찌 더 증거를 요구하리요 우리가 친히 그 입에서 들었노라 하더라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삶의 모범이십니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향해 가시는 모습은 마치 하나님의 심판을 기다리는 성도의 모습과도 같습니다. 예수님이 재판받으신 과정을 통해 종말을 향해 가는 성도의 삶이 어떤 모습인지 알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조롱당하는 삶(63~66절)
다른 복음서는 산헤드린 공의회가 밤에 모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이 체표되신 밤에 즉시 재판을 받으신 사실을 기록해 그 재판의 불법성을 암시합니다(마 26:57; 막 14:53). 하지만 누가는 날이 샌 후에 공회의 재판이 이루어졌다고 기록했습니다(66절). 이는 예수님의 죽음이 유대인 전체를 대표하는 공회에 의해 정식으로 주도되었기에 그 죄과가 공회원들뿐 아니라 모든 유대인에게 있음을 보이기 위함이라 생각됩니다(행 2:23, 36; 3:13〜15). 이는 곧 모든 유대인이 예수님의 대적이었다는 뜻입니다. 누가는 예수님을 따르며 세상 앞에 서야 할 제자들이 경험할 현실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그러하셨듯이, 예수님의 제자는 세상에 진리와 지혜를 전파하지만, 그 때문에 선지자 노릇하라는 식의 조롱과 욕을 듣게 마련입니다(63〜65절). 그러나 예수님의 제자라면 마지막 심판까지 세상의 조롱과 욕설 앞에 서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의 통치권을 발휘하는 삶(67~69절)
누가는 예수님의 입을 빌려 공회(산헤드린)가 ‘말해도 믿지 않고, 물어도 대답하지 않는’ 자들이라고 쓰고 있습니다(67 〜68절). 이는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한다’라는 말씀을 연상시키며, 이들이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을 암시합니다(사 6:9). 이들은 예수님의 유무죄를 가리기 위해 재판을 연 것이 아니었고, 예수님도 그 사실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말하라’는 그들의 요구가 실상 아무 의미도 없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어서 예수님은 이제부터 원래 이스라엘의 왕이 차지할 자리인 ‘하나님의 권능의 우편’에 앉겠다고 하십니다(69절; 시 110:1). 당시는 공회가 하나님의 통치권을 발휘하는 기구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공회의 시대는 끝났고, 예수님이 하나님의 권능을 발휘하실 것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도 세상의 관점에서는 약해 보이나, 실상은 하나님의 권세를 발휘하는 통치자로 세움 받았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주님의 영광을 선포하는 삶(70~기절)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냐?’라는 구절은 원어에서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로구나!’라는 뜻으로도 해석됩니다. 이에 예수님은 ‘너희가 내가 그라고 말하고 있구나!’라고 대답하십니다(70절). 이 애매모호한 대화는 공회가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하고, 예수님이 그것을 받아들이시는듯한 모습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들은 예수님을 죽이려고 특정 증언을 유도한 것이지만, 하나님은 이 대화를 통해 공회가 예수님을 당신의 아들로 인정하게 하셨고, ‘더 이상의 증거는 필요 없다’라고 선언하게 하셨습니다(71절). 물론 이 선언은 사형에 처할 증거가 충분하다는 뜻이지만, 또한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증거가 충분하다는 말도 됩니다. 이처럼 예수님의 고난은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영광의 선포로 변화되었습니다. 지금도 하나님은 우리의 고난을 통해 그 나라의 영광을 선포하실 것입니다.
세상이 교회를 공격히고 조롱하는 현실은 곧 교회가 그만큼 세상을 변혁할 힘을 가진 존재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의 제자는 세상에서 오해와 조롱을 당하지만 결국 주님이 준비하신 영광의 자리로 들어갈 것입니다. 예수님이 보이신 모범을 따라, 우리도 당당하게 진리를 선포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