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그런즉 우리가 다시는 서로 비판하지 말고 도리어 부딪칠 것이나 거칠 것을 형제 앞에 두지 아니하도록 주의하라
14.내가 주 예수 안에서 알고 확신하노니 무엇이든지 스스로 속된 것이 없으되 다만 속되게 여기는 그 사람에게는 속되니라
15.만일 음식으로 말미암아 네 형제가 근심하게 되면 이는 네가 사랑으로 행하지 아니함이라 그리스도께서 대신하여 죽으신 형제를 네 음식으로 망하게 하지 말라
16.그러므로 너희의 선한 것이 비방을 받지 않게 하라
17.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 안에 있는 의와 평강과 희락이라
18.이로써 그리스도를 섬기는 자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사람에게도 칭찬을 받느니라
19.그러므로 우리가 화평의 일과 서로 덕을 세우는 일을 힘쓰나니
20.음식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업을 무너지게 하지 말라 만물이 다 깨끗하되 거리낌으로 먹는 사람에게는 악한 것이라
21.고기도 먹지 아니하고 포도주도 마시지 아니하고 무엇이든지 네 형제로 거리끼게 하는 일을 아니함이 아름다우니라
22.네게 있는 믿음을 하나님 앞에서 스스로 가지고 있으라 자기가 옳다 하는 바로 자기를 정죄하지 아니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23.의심하고 먹는 자는 정죄되었나니 이는 믿음을 따라 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이라 믿음을 따라 하지 아니하는 것은 다 죄니라
무엇을 먹느냐의 문제에 대한 교훈이 계속 이어집니다. 인간 관계를 맺는 데 식사를 함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인데, 유대인과 이방인은 율법에서 금지한 음식을 먹는 문제 때문에 함께 식탁 교제를 나누기 어려웠습니다. 바울은 이 문제를 다루면서 서로 이해하고 용납할 것을 권고합니다.
1. 사랑으로 참아주라.
레위기 11장은 이스라엘 백성이 먹을 수 있는 정결한 것과 먹을 수 없는 부정한 것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방인 그리스도인의 입장에서는 어릴 때부터 먹어 왔던 음식이 부정하다고 금지된다면 신앙생활 자체가 너무 힘겨운 일이 되고 맙니다. 그렇기에 바울은 우선 유대인들에게 먹는 것과 같은 부수적인 문제 때문에 형제를 비판하고 넘어뜨리지 않도록 하라고 명합니다. 특히 바울은 자신이 유대인임에도 불구하고 원래 ‘속된 것’은 없으며, 속됨의 기준은 음식 자체가 아니라 먹는 사람에게 있다고 가르칩니다. 바울은 음식과 같은 부수적인 문제로 형제를 넘어뜨린다면 사랑으로 행한 것이 아니므로 서로 사랑하라는 새 언약에 근거한 교회의 법도를 어긴 것이라고 지적하며, 아무리 선한 의도로 행동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비방 받을 수 있음을 지적합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교회가 먹고 마시는 문제에 붙들려 있지 말고, 성령 안에 있는 의와 평강과 희락의 문제에 집중해야 하며, 그것을 통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사람들로부터 칭송을 받아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정한 음식과 부정한 음식의 구분을 중요하게 여겼던 유대인들에게는 부정한 음식을 먹는 이방인과 교제하는 것이 힘들었으리라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한 몸을 이룰 수 없습니다. 신앙생활은 규정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성령 안에서 의와 평강과 희락을 이룸으로써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입니다.
2. 화평과 덕을 세우는 일
앞에서는 주로 유대인 성도들을 향해 교훈을 주었다면, 이제는 이방인 성도들이 적용할 만한 권면을 이어갑니다. 바울은 지금까지 무엇을 먹느냐 안 먹느냐가 아니라 화평의 일과 서로 덕을 세우는 일에 집중하며 사역했습니다. 왜냐하면, 바울은 자신도 유대인이지만 ‘만물은 다 깨끗하다’고 인정하고 있었기에 이방인들의 음식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바울은 이런 자유로운 행동으로 형제를 거리낌과 의심과 정죄에 이르게 하지 말라고 명령합니다. 이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우상 제물을 먹는 일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우상에게 바쳐졌던 고기를 시장에서 쉽고 싸게 구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우상에게 바쳐졌던 고기를 먹는다고 해서 믿음에 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유대인 성도는 이를 보고 거리낌을 느끼고 정죄할 수 있기에 바울은 이방인 성도에게 적어도 우상에게 바쳐진 고기나 포도주를 먹는 것은 피하는 것이 옳다고 가르칩니다. 물론 복음 안에서 성도는 무엇을 먹든 상관이 없지만, 그것 때문에 교회 안팎에 갈등과 분쟁이 일어난다면 절제해야 합니다. 혹시 우리가 옳다고 확신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강하게 주장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것이 옳을 수는 있지만, 그 옳은 것에 의해서도 형제가 넘어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화평과 서로 덕을 세우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인도나 방글라데시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는 소고기나 돼지고기 먹는 것을 자제한다고 합니다. 과거에 힌두교였던 신자는 소고기를, 이슬람교였던 신자는 돼지고기를 꺼리기 때문에 그들을 배려하기 위한 것입니다. 어떤 일이든 내 자유보다 지체에 대한 이해와 배려에 더 힘을 써 화평의 공동체를 이루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