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몸은 하나인데 많은 지체가 있고 몸의 지체가 많으나 한 몸임과 같이 그리스도도 그러하니라
13 우리가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다 한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고 또 다 한 성령을 마시게 하셨느니라
14 몸은 한 지체뿐만 아니요 여럿이니
15 만일 발이 이르되 나는 손이 아니니 몸에 붙지 아니하였다 할지라도 이로써 몸에 붙지 아니한 것이 아니요
16 또 귀가 이르되 나는 눈이 아니니 몸에 붙지 아니하였다 할지라도 이로써 몸에 붙지 아니한 것이 아니니
17 만일 온 몸이 눈이면 듣는 곳은 어디며 온 몸이 듣는 곳이면 냄새 맡는 곳은 어디냐
18 그러나 이제 하나님이 그 원하시는 대로 지체를 각각 몸에 두셨으니
19 만일 다 한 지체뿐이면 몸은 어디냐
20 이제 지체는 많으나 몸은 하나라
이제 바울은 신비한 은사만 중요한 것이 아님을 지적하며, 교회는 다양한 은사를 가진 성도들이 조화를 이루며 연합하는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사실을 설명하기 시작합니다. 이는 바울이 가르치는 교회론의 근간을 이루는 것으로, 어느 시대 어떤 교회든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가르침입니다.
중요한 기준이 무엇인가?(12~13절)
바울은 은사가 다양한 이유를 몸에 있는 다양한 장기들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습니다(12절). 모든 성도는 그리스도 안에서 한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습니다(13b절). 바울은 이를 설명할 때 특히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13a절). 은사를 설명하는데 신비한 은사냐 아니냐에 관심을 두지 않고 사회적, 민족적 차이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입니다. 바울의 유일한 관심은 교회가 ‘다양성이 있으면서도 하나로 연합한 공동체’여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성부, 성자, 성령이라는 세 위격이 존재하나 하나님은 한 분이신 것처럼, 교회도 다양한 은사를 가진 사람들이 존재하나 한 성령으로 세례를 받은 한 공동체라는 사실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신비로운 은사에 관심이 쏠려 무의미한 논쟁에 빠지지 말고, 하나님이 관심을 두신 데 관심을 집중해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다(14~16절)
바울은 상당히 많은 분량을 할애해 몸의 비유를 말하며 교회의 연합을 설명합니다. 그는 우선 교회 안에 파벌이 형성되어 서로를 배척하는 상황을 비유로 보여 줍니다. 발과 손이, 귀와 눈이 서로 배척하는 상황은 유대인과 헬라인, 자유인과 노예가 서로 융합하지 못하는 상황을 떠올리게 합니다. 만약 교회 구성원들 중 유대인이 많다면 헬라인 중에 ‘나는 유대인이 아니어서 이 교회에 속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을 것입니다. 이는 발이 ‘나는 손이 아니니' 또는 귀가 ‘나는 눈이 아니니’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15〜16절). 아무리 민족적, 사회적, 문화적 차이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모든 성도는 그리스도께 연결되어 있기에 하나일 수밖에 없습니다. 혹시 우리 교회에는 차별이 발생하거나 융합하지 못하는 모습이 없는지 돌아보고, 하나로 연합 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17~20절)
하지만 교회의 연합을 지나치게 강조함으로 성도 개개인의 특성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바울은 몸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체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만일 모든 성도가 똑같다면 교회가 건강할 수 없음을 강조합니다. 헬라인이 유대인처럼 될 필요가 없으며, 노예가 자유민 행세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유대인이나 헬라인끼리만 모인 교회, 자유민만 있고 노예는 없는 교회, 부자들의 교회, 지식인들의 교회는 결코 건강할 수 없습니다. 몸에 다양한 지체가 존재하고 한 사회에 다양한 직업이 존재하듯, 하나님은 교회에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게 하십니다(18절). 그러므로 성도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라는 의식을 가지되 서로가 다르다는 사실에 기뻐해야 합니다. 나와 비슷하고 친한 사람들뿐 아니라 친분이 없었던 성도들을 위해 기도하고, 그들과 교제하며 하나 됨을 위해 힘쓰기를 바랍니다.
비슷한 경제력, 비슷한 지위를 가진 사람들만 모인 교회는 결코 건강할 수 없습니다. 물론 다양한 사람들이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예수님이 당신을 내어 주시고 제자들을 사랑하셨듯이, 우리도 다른 성도들과 교제하고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예수님처럼 자신을 내어 주는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